캐나다 30년 만에 최악의 총기범죄…16명 사망

입력 2020-04-20 16:51 수정 2020-04-20 17:21
캐나다 노바 스코티아에서 19일(현지시간) 총기 범죄가 발생한 가운데 경찰차로 위장한 용의자의 차량에 총알이 스친 흔적이 나타나 있다. 신화 연합뉴스

코로나19로 사회 분위기가 침체된 가운데 캐나다에서 30년 만에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나 지역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CBC 뉴스 등 현지 언론들은 19일(현지시간) 남동부 노바스코샤주에서 총기 범죄가 발생해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을 포함해 최소 16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캐나다 경찰은 기자회견에서 “포타피크에서 전날 밤 10시30분쯤부터 수 차례 신고가 있었다”면서 “범행 현장은 여러 곳이며,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땐 희생자들이 이곳 저곳에 쓰러져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용의자는 범행에 총을 사용했지만 ‘다른 도구’도 사용됐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용의자는 가브리엘 워트먼(51)이란 이름의 남성이다. 포타피크 주민 크리스틴 밀스는 “워트먼은 지역에서 치기공사로 알려져 있었고, 노바스코샤주 할리팩스와 포타피크 두 곳에 거처가 있었다”고 말했다. CBC는 “워트먼은 치기공소를 소유하고 있으며 다트머스와 포타피크에 여러 채의 부동산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경찰은 워트먼이 범행 당시 경찰제복을 입고 순찰차로 위장한 차량을 운전한 정황을 미루어 볼 때 계획 범행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워트먼은 사건 발생 직후 12시간 가량 도주를 벌이다가 이날 오전 범행 현장인 포타피크 마을에서 다소 떨어진 엔필드의 한 화물자동차 휴게소에서 발견돼 경찰에 사살됐다.

희생자 중에는 왕립 캐나다 기마경찰(RCMP) 소속 하이디 스티븐슨 등 2명의 경찰도 포함됐다. 스티븐슨은 23년 경력의 베테랑이며 두 아이의 엄마인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동기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RCMP 크리스 레더 총경은 “코로나19로 인한 자택격리가 워트만의 행동에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를 비롯해 범행 동기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면서 “희생자들과의 관계 등 용의자의 사생활과 관련해 지금 밝히기 어렵지만 며칠 내로 세부적인 내용을 더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븐 맥닐 노바스코샤 주지사는 “이번 사건은 주 역사상 가장 무분별한 폭력 중 하나”라면서 "지난 밤 잠이 들기 전까지만해도 이런 일은 상상도 못했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총기범이 노바스코샤에서 도주 중이란 끔찍한 뉴스가 들려왔다”고 말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번 끔찍한 사건으로 피해를 본 모든 사람에게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

외신들은 “총기소유 관련 법률이 엄격한 캐나다에서 총기 범죄는 흔치 않다”면서 “1989년 남동부 몬트리올의 에콜 폴리테크니크 대학에서 14명의 여학생이 총기 범죄로 사망한 이후 캐나다는 총기규제법을 강화했다”고 전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