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고희진, KB손보 이상열…V-리그 감독 교체 ‘속도’

입력 2020-04-20 16:39 수정 2020-04-20 19:07
삼성화재 4대 사령탑으로 선임된 고희진 신임감독. 삼성화재 제공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중하위권 구단들이 감독을 교체하며 팀 분위기 쇄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고희진(40) 수석코치를, KB손해보험도 이상열(55) 경기대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임명했다.

삼성화재는 20일 “4대 사령탑으로 고희진 신임 감독을 선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2017년부터 팀을 맡았던 신진식(45) 감독은 결국 재계약에 실패하고 말았다.

최근 부진했던 삼성화재의 성적이 감독 교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신 감독은 부임 첫 시즌 11연승을 질주하며 정규리그를 2위로 끝마쳤다. 2018년엔 컵대회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하지만 2018-19시즌 4위, 2019-20시즌 5위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삼성화재의 선택은 내부 승격이었다. 젊은 선수들을 위주로 팀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외부 감독 영입보다 팀을 가장 잘 아는 수석코치에게 전권을 맡기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젊은 선수들이 많다보니 기량 상승을 위해 디테일한 지도가 가능한 지도자가 필요했다”며 “고 코치는 그런 면에서 탁월한 모습을 보였고, 선수들도 믿고 따르고 있어 최종 승인됐다”고 밝혔다.

고 신임 감독은 2003년부터 2015-16시즌까지 줄곧 삼성화재에서만 뛰며 주장직까지 맡았다. V-리그 통산 8회 우승의 공적을 인정받아 구단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기도 했다. 2016-17시즌부터는 친정팀에서 수석코치로 지도자 경험을 쌓았다. 고 감독은 다음 시즌 V-리그 최초의 80년대생 감독이 된다. 이전까진 1976년생인 동갑내기 최태웅(현대캐피탈) 석진욱(OK저축은행) 장병철(한국전력) 감독이 최연소였다.

고 감독은 구단을 통해 “어려운 상황에서 팀을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존중과 공감으로 팀원들을 이끌어 시대 변화에 맞춰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소통과 화합’을 키워드로 내세워 신구 선수들의 조화를 이뤄내겠단 각오다.

포즈를 취한 이상열 신임 KB손해보험 감독. KB손해보험 제공

KB손보는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권순찬(45) 감독과 결별한다. 권 감독은 2018-19시즌부터 2시즌 연속 정규리그 6위에 그친 성적에 책임을 지고 구단에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상열 신임 감독은 1989년부터 1997년까지 KB손보의 전신인 럭키화재와 LG화재 선수로 뛰었다. 은퇴 후엔 1999년 인창고 감독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 국가대표팀 코치를 거쳤다. 2007년부터는 LG화재에서 이름을 바꾼 LIG손해보험에서 코치직을 수행했다. 이후 경기대 감독과 SBS스포츠 해설위원을 겸임해오다 11년 만에 친정팀에서 지휘봉을 잡게 됐다.

이 감독은 “모교인 인창고와 경기대 감독을 거쳐 프로팀 첫 감독도 친정팀에서 시작할 수 있어서 매우 기쁘다”며 “KB 배구단이 명문 구단으로 다시 도약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해 이끌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