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료원 코로나19 환자→간호사→아버지 전염 추정

입력 2020-04-20 16:18

부산의료원에 입원 중이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로 부터 의료진인 간호사가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에서 처음 발생한 의료인 감염이다. 이 간호사는 이어 밀접 접촉한 아버지에게 전염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시는 20일 전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부산 128~129번 환자의 동선을 공개했다. 128번 환자는 부산 동래구 동인고등학교 행정실 직원이고, 129번 환자는 128번의 딸로, 부산의료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다.

128번 확진자는 지난 8일 첫 증상 발현 열흘 만에 확진됐다. 평소 허리 부상으로 진통제를 복용 중이어서 코로나19 증상을 명확하게 판단하지 못했다는 것이 보건당국의 설명이다. 코로나19 감염을 의심하지 않았던 그는 직장인 동인고와 강서구에 있는 새날교회, 경남 김해의 찻집, 북구 사전투표소, 경남 함안의 어머니 집 등을 방문했다.

딸인 129번 환자와는 이달 4일과 9일, 14일, 17일에 접촉했다. 증상 발현 전인 지난 6일과 7일에는 동인고에 오전 8시 15분쯤 출근해 오후 6시와 오후 4시 30분쯤 퇴근했다. 출퇴근은 자차를 이용했다. 8일은 몸살, 피로감, 어지러움 등 첫 증상이 나타났다. 평소와 같이 자차로 오전 8시 15분쯤 출근했다가 오후 5시쯤 센트럴병원(북구 덕천동)을 방문해 50분가량 외래진료를 받았다. 의료진과 환자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다.

9일에는 오후 3시쯤 퇴근해 오후 3시 30분쯤 다시 센트럴병원을 찾았다. 이날 역시 병원 의료진과 환자 모두 마스크를 썼다. 10일에는 오후 4시 30분쯤 퇴근해 오후 5시 30분쯤 북구 구포2동주민센터에 들러 총선 사전투표를 하고 귀가했다.

11일에는 집에만 있었고 부활절인 12일 오전 11시쯤 강서구 새날교회를 자차로 이동해 1시간 30분가량 예배에 참석했다. 이어 오후 1시쯤 김해시 어방동에 있는 손 짜장(김해시 어방동) 집에서 식사를 한 뒤 3시30분쯤 김해에 있는 전통찻집에 들른 뒤 귀가했다.

13일과 14일에는 평소처럼 동인고로 출근해 근무했다. 총선 공휴일인 15일에는 자차로 오후 1시쯤 경남 함안의 어머니 집을 방문했다가 오후 6시쯤 집으로 왔다. 16일에는 출근 후 오전 10시 30분쯤 센트럴병원을 다시 찾아 진료를 받았다. 의료진, 환자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다. 이어 오후 3시쯤 북구 화명동에 있는 화명일신기독병원을 마스크를 쓴 채 방문했다.

17일에도 출퇴근만 했고 18일 오전 9시쯤 부민병원 선별진료소를 찾아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한 뒤 양성판정을 받고 이날 오후 부산의료원에 입원했다.


128번 확진자의 딸이자 부산의료원 간호사인 129번 확진자는 무증상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아버지의 증상 발현일인 8일에 앞서 이달 4일을 비롯해 9일, 14일, 17일에 북구의 아버지 집을 찾았다. 이동에는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총선 투표는 동래구 사직동에서 했다.

확진자 이동 경로는 증상 발현일 이틀 전, 무증상 확진일 때는 검체 채취 이틀 전부터 공개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확진에 앞서 지난 16일 직장 건강검진 흉부 엑스레이(X-ray) 촬영에서 의심 소견이 나타난 것을 고려해 감염일이 상당 기간 진행된 것으로 추정하고 동선을 이달 2일 이후로 폭넓게 공개했다.

129번 환자의 증상 발현일은 뚜렷하지 않다. 이동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했다. 이달 2일 오후 2시 50분쯤 출근해 오후 10시까지 대구에서 이전해 온 코로나19 환자 입원 병동에서 근무했다. 다음날인 3일은 기숙사에서 외출하지 않았다. 4일은 지하철(종합운동장역·덕천역)과 버스를 이용해 오후 7시쯤 북구의 부모님 집에 갔다가 오후 9시쯤 기숙사로 돌아왔다.

5일에는 오전 11시쯤 마스크를 착용한 채 부산의료원 치유의 숲을 산책했고, 6일에는 기숙사에 머물렀다. 7일과 8일은 오후 9시 50분부터 야간 근무를 했다. 9일 부친 차를 타고 오후 8시쯤 북구 집에 도착했고, 다음날인 10일 오전 8시 20분쯤 부친 자가용을 이용해 부산의료원 기숙사로 돌아왔다.

10일 오후 1시께 동래구 사직1동주민센터를 찾아 총선 투표에 참여했다. 오갈 때는 버스를 탔다. 11일과 12일에는 병원 근무만 했다. 14일 부친의 자가용을 이용해 북구 집으로 갔다가 다음날인 15일 오전 8시 20분쯤 다시 부친 차를 이용해 기숙사로 돌아왔다.

16일 오전 7시 30분 근무했고, 17일 오후 6시 부친 차를 이용해 북구 집을 들러 30분가량 머물다가 버스와 지하철(덕천역·종합운동장역)을 이용해 기숙사로 돌아왔다. 이어 오후 9시 45분부터 병원 야간 근무를 시작했다.

18일 오전 7시 40분쯤 근무를 마친 후 기숙사에서 쉬다가 오후 6시 50분쯤 부산의료원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고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한편 부산시는 이날 현재 해외입국자 3061명과 확진자와 접촉한 284명 등 3345명을 자가격리하고 관리 중이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