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무섭게 확산 중인 일본 도쿄에서 변사자가 뒤늦게 코로나19 확진자로 밝혀지는 사례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의료기관에서 검사나 상담 한 번 받지 못하고 목숨을 잃는 일본의 현주소다.
20일 니혼TV에 따르면 일본 경시청이 길거리나 집에서 변사한 사례 가운데 코로나19 PCR(유전자 증폭) 검사를 실시한 결과 뒤늦게 양성으로 판명된 사례가 한 달 새 최소 6건 확인됐다. 경시청은 일본 도쿄도를 관할하는 경찰 본부다.
특히 지난 9일 도쿄의 거리에서 쓰러진 채 발견된 60대 남성은 긴급출동한 구조대원에게 “가슴이 답답하다”고 호소했고, 이튿날 끝내 숨졌다. 그는 사후 코로나19 검사에서 감염이 확인됐다.
니혼TV는 “몸 상태가 급격히 나빠져도 보건소를 통한 코로나19 검사와 관련된 상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의료기관에서 충분한 치료를 받지 못한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우려를 자아냈던 의료망 붕괴가 도쿄 한복판에서 진행 중인 것이다.
이를 두고 SNS상에서는 “중국 우한 거리에서 쓰러진 영상과 같은 것인가” “해외에서 픽픽 쓰러지던 경우가 일본에서도 나왔다”며 극도의 불안감을 표출하고 있다. 한 이용자는 “의료붕괴로 그야말로 패닉 그 자체다”라고 했고, “혼자 살고 있는데 코로나바이러스를 포함해 죽음을 각오하고 있다”며 비장한 반응을 보인 이도 있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에 따르면 20일 오후 4시 기준 일본 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수는 1만797명이고, 이중 236명이 사망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