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벤틀리’ 차주 “수리비 약 5000만원일 듯, 선처 없다”

입력 2020-04-20 16:06
벤틀리를 걷어차는 20대 B씨. 페이스북 '수원익명 대신말해드립니다' 영상 캡처

술에 취한 20대 남성이 고가의 외제차를 마구 걷어찬 사건의 피해 차주가 “수리비는 최대 5000만원 정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선처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적정선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주 A씨(23)는 “지난 18일 오전 12시3분 수원 인계동 사거리에서 주차할 곳을 찾던 중 도로에 사람이 너무 많아 잠시 정차했는데 갑자기 가해자가 차량을 발로 찼다”며 “내가 내리자 가해자가 멱살을 잡고 목을 밀쳤다”고 20일 시사저널에 설명했다. 가해자 B씨(25)는 A씨에게 “좋은 차 타니까 좋냐”며 소리를 질렀다고 한다.

A씨는 “차량 조수석 문짝이 휘어지고, 유리창에 금이 가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면서 “정확한 금액은 견적을 뽑아봐야 알겠지만 대략 4000~5000만원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공식 수리센터에 맡기면 비용이 너무 많이 나올 것 같아 사설 수리업체에 맡긴 상태다. 적정선이라는 걸 염두에 두고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B씨가 변제 가능한 선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했다.

이 사건은 19일 페이스북 페이지 ‘수원 익명 대신 말해드립니다’에 영상이 게시되며 화제가 됐다. 영상에는 B씨가 A씨의 차를 마구 걷어차는 장면이 담겼다. 영상 댓글만 8000여건을 돌파했고, 20일 오후 3시49분 현재까지도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상위권에 관련 키워드들이 오를 정도로 큰 관심을 받았다.

A씨는 피해 차량이 “2014년식 벤틀리 컨티넨탈 GT”라며 “신차가는 3억원대이지만, 지난해 겨울 중고로 약 1억5000만원에 구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모 렌터카 업체의 수원 지점을 3년째 운영 중이라는 A씨는 “이른 시일 내에 B씨를 만나 얘기를 들어볼 것”이라며 “선처할 계획은 없다”고 했다. 또 “다만 대한민국 법 자체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적정선에서 해결하고 싶다”며 “사업을 하는 입장인지라 손해를 보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B씨는 재물 손괴, 폭행 등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된 상태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해 당시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자세한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