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 있는데 직장·식당·교회까지…부산 부녀 확진자 동선

입력 2020-04-20 14:45 수정 2020-04-20 14:46
20일 오전 부산 의료원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부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이 나온 부녀 확진자의 동선이 공개됐다.

부산시는 지난 18일 확진 판정을 받은 고교 교직원이자 교회 신도인 아버지 A씨(58)와 부산의료원 간호사인 딸 B씨(25)의 동선을 시 홈페이지를 통해 20일 공개했다.

A씨는 지난 8일 처음 몸살과 피로감, 어지러움 등 의심 증상을 느낀 뒤 지난 19일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고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A씨는 별다른 조치 없이 8일부터 16일까지 직장을 오가며 일상생활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시가 공개한 동선에 따르면 A씨는 지난 8일 몸살, 피로감 등 증상이 나타나 부산 북구에 있는 센트럴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그리고 다음 날인 9일에도 직장으로 정상 출근했다.

19일 128번 확진자가 부활절 예배에 참석한 부산 강서구 한 교회에서 방역차량이 소독 작업을 하고 있다. 이 교회는 현재 폐쇄됐다. 연합뉴스

지난 10일에는 구포2동 주민센터에서 사전투표를 했으며, 다음 날에는 북구에 있는 식당에서 식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2일에는 강서구에 있는 중소 교회에서 부활절 예배를 본 후, 경남 김해에 있는 식당과 찻집에 들렀다. 이후에도 A씨는 정상 출근을 했다.

지난 15일에는 경남 함안에 있는 모친 집에 다녀왔으며, 지난 16일에는 부산 센트럴병원과 화명일신기독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이틀 뒤 부산 부민병원 선별진료소에서 진단 검사를 받았다. 같은 날인 오후 9시30분쯤 확진 판정을 받고 부산의료원으로 이송됐다.

A씨의 딸이자 부산의료원 간호사인 B씨는 지난 7일부터 18일까지 병원에서 근무를 하며 부모 집과 병원 기숙사를 오간 것으로 조사됐다. B씨도 마찬가지로 지난 10일 오후 1시 사직1동 주민센터에서 사전 투표를 실시했다.

부산의료원 의료진 중 확진자가 나오면서 부산시는 해당 병동을 부분 코호트 격리하고 병원 내 접촉자를 전수 검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따라 시는 간호사가 근무한 부산의료원 병동을 코호트 격리(동일 집단 격리)했고, 아버지 근무지인 고등학교와 부활절 예배를 본 교회를 폐쇄했다.

시는 부산의료원 의료진과 직원 등 전원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전수 검사를 할 예정이다. 특히 시는 A씨가 다녀간 경남에서 추가 접촉자들을 파악 중이다.

유승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