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구해달라” 日지자체, 아베 대신 손정의에게 SOS

입력 2020-04-20 11:35 수정 2020-04-20 12:09
의료용품을 요청하는 일본 오사카지사와 이에 답한 손정의(孫正義·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 트위터 캡처

일본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잇따라 손정의(孫正義·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손 회장은 18일 트위터에 글을 올려 “방역물품 중 의료용 방호복과 장갑은 입수할 전망이 없지만 안면 보호대와 안경은 어쩌면 10만개 단위로 긴급입수할 수 있을지 모른다”며 “누가 어느 정도 부족한지 알고 있는 분 있느냐. 의료용 마스크 N95 등도 다음 달에 조달한다”고 알렸다.

이에 요시무라 히로후미(吉村洋文) 오사카부 지사가 “오사카부에서 매입하고 싶다”고 트위터로 부탁했고 손 회장은 “알겠다. 무사히 의료용 마스크, 안면 보호대 등이 입하될 수 있다면 조속히 대응하겠다. 함께 코로나와의 싸움에 힘을 내자”고 답했다.

오무라 히데아키(大村秀章) 아이치현 지사도 의료용 장비 구매를 트위터로 부탁했고 손 회장은 의료용 N95 마스크와 수술용 마스크, 의료용 안경, 안면 보호대 등을 이익을 남기지 않고 제공하겠다고 전했다.

다카시마 소이치로(高島宗一郞) 후쿠오카 시장도 안면 보호대를 구해달라고 손 회장에게 요청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연합뉴스

손 회장의 노력은 코로나19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천 마스크를 가구당 2장씩 배포하는 계획을 강행해 아베노마스크(アベノマスク·아베의 마스크)라는 비아냥거림을 당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대비돼 더욱 돋보였다.

게다가 일본 당국은 손 회장의 노력과 방역물자 반입 시도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발목을 잡고 있다.

손 회장은 19일에도 트위터에 글을 올려 “소독액도 대량으로 들여올 수 있지만 일본의 인허가 절차 때문에 1년 정도 걸릴 듯해 입하가 불가능하다”며 “매우 안타깝다. 놓치는 것들은 모두 미국이나 유럽 등 다른 나라로 간다”고 안타까워했다. 일본 당국의 인허가 문제가 어떤 것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았다.

앞서 손 회장은 지난달 100만명에게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을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의료기관의 혼란을 유발한다’는 등의 비판에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최근에는 일본 정부가 검사 확대를 공언했지만 인력 및 장비 부족 등으로 일선 검사 기관에 과부하가 걸려 검사 실적이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NHK에 따르면 도쿄 보건소에서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 받은 환자가 실제 검사를 받을 때까지 4∼5일 걸린다.

20일 일본 시나가와 역에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이 출근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손 회장은 트위터에 일본 당국의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검사도 늦고 격리도 늦고 엉거주춤한 긴급사태 선언으로는 오래 끌뿐 이라고 생각한다”며 “본인이 양성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지금도 전국 각지에서 전차나 버스로 통근하거나 가족에게까지 감염시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명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