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세먼지 짙은 곳 살수록 당뇨병·고지혈증 위험 ↑

입력 2020-04-20 10:42 수정 2020-04-20 10:49
연합뉴스

대기 중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높은 곳에 살수록 당뇨병과 고지혈증의 원인이 되는 공복 혈당 및 나쁜 콜레스테롤(LDL) 수치가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60세 이상 고령층이나 규칙적인 신체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이 PM2.5에 오래 노출될수록 당뇨병과 고지혈증에 더 취약했다.

중앙대병원 가정의학과 신우영 전임의는 서울대병원 박상민 교수팀과 함께 최근 ‘대기 중 초미세먼지 노출이 공복혈당과 지질 농도 변화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의 연구논문을 국제학술지(BMC Public Health)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검진 빅데이터를 활용해 20세 이상 성인 8만5869명(남성 4만3595명, 여성 4만2274명)을 대상으로 거주 지역의 대기 중 입자 크기에 따른 미세먼지 농도가 2년 후 공복혈당과 혈중 지질 농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입자 지름 2.5㎛ 이하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지역에 거주한 사람의 경우, 2년 뒤 혈액검사에서 공복혈당과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유의하게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대상자 8만5869명을 거주 지역 초미세먼지 농도에 따라 4개군으로 나누었을 때,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을수록 2년 뒤 대상자들의 건강검진 결과에서 공복혈당과 LDL 콜레스테롤 혈중 농도가 더 큰 증가폭을 보이며 높아지는 경향을 나타냈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은 지역 거주자들의 공복혈당과 LDL콜레스테롤 수치 평균이 가장 많이 증가했다. 이런 결과는 60세 이상 연령이 증가하거나 규칙적인 신체활동을 하지 않는 이들에게서 더 명확하게 나타났다.

하지만 입자 지름이 2.5~10㎛로 상대적으로 큰 미세먼지(PM10) 농도에서는 유의한 영향은 나타나지 않았다.

중앙대병원 신우영 전임의는 20일 “지금까지 대기 중 미세먼지 노출에 대해 만성질환 유병률과의 연관성을 확인하는 연구들은 일부 있었지만, 실제 공복혈당이나 LDL콜레스테롤 수치 변화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은 명확하게 규명돼 있지 않았다”면서 “이번 연구를 통해 대기 중 미세먼지 크기에 따라 장기적으로 실제 혈당과 LDL콜레스테롤 수치에 위험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함으로써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 고위험군 환자의 경우 대기 중 미세먼지 관리의 중요성을 확인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박상민 교수는 “이런 건강 영향은 노인에서 더 취약하기 때문에 미세먼지 관리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평소 규칙적 운동을 하는 것이 미세먼지로 인한 만성질환 위험을 예방하는 효과를 줄 수 있다는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고 강조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