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무대를 달구는 신예 공격수 제이든 산초(20·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붉은 유니폼을 입고 다시 맨체스터로 돌아올 전망이다.
더 선 등 영국 매체들은 20일(한국시간) 맨유가 산초 영입에 근접한 상태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맨유는 지난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산초와 처음 접촉했다. 지난해 9월엔 도르트문트 대표가 맨유가 산초 측 에이전트를 초청해 미팅을 가진 사실을 인정하기도 했다. 맨유는 이후 수 개월간 이적 협상을 진행한 끝에 연봉과 수당 등 모든 세부사항들에서 산초 측과 합의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산초는 맨유가 2016년 폴 포그바(27)를 유벤투스에서 영입하기 위해 지불한 EPL 클럽 최고 이적료인 1억500만 유로(약 1400억원)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산초의 몸값은 1억 파운드(약 1520억원)를 호가하는 상태다.
산초는 좌우에서 두루 뛸 수 있는 윙어로, 빠른 발과 드리블·볼 키핑 능력을 갖췄다. 잉글랜드 출신의 산초는 왓포드 유스팀에서 경력을 시작해 맨체스터 시티 시절엔 펩 과르디올라 감독 밑에서 성장했다. 2017년엔 유럽축구연맹(UEFA) 17세 이하(U-17) 챔피언십에서 잉글랜드 대표로 뛰며 대회 최우수선수(MVP)까지 수상했다. 하지만 선수층이 두꺼운 맨시티 상황이 문제였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출전 기회를 주지 않았고, 2017년 프리시즌 명단에서도 제외되자, 결국 도르트문트 이적을 택했다.
산초의 기량은 도르트문트에서 만개했다. 2017-18 시즌 분데스리가 12경기 1골 4도움으로 적응기를 가진 산초는 2018-19 시즌 컵대회 포함 43경기에 출전해 13골 19도움을 올리는 압도적 활약으로 분데스리가를 뜨겁게 달궜다. 활약은 올 시즌에도 이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유럽 대회들이 중단되기 전까지 산초는 35경기 17골 19도움을 올리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약관의 나이라곤 믿을 수 없는 활약을 연일 펼쳐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첼시(잉글랜드) 등 여러 클럽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맨유가 도르트문트와의 이적료 협상만 제대로 끝낸다면 긴 이적설도 마무리될 전망이다. 도르트문트는 그동안 대외적으로 산초를 판매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지만, 적절한 금액만 제시된다면 거래하겠단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ESPN 등에 따르면 도르트문트는 지난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산초의 맨유행을 대가로 맨유 유망주 메이슨 그린우드(19)를 원하기도 했다. 하지만 맨유는 계약에 그린우드를 포함시키길 꺼려하는 입장이라, 산초 거래는 단독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