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 日 축구협회장 “죽음 위협 실감했다”

입력 2020-04-20 10:39 수정 2020-04-20 10:40
AFP연합뉴스

도쿄올림픽 연기 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던 다시마 고조(62) 일본축구협회장 겸 일본올림픽위원회(JOC) 부위원장이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2일 퇴원하며 기자회견을 한 뒤 처음이다.

다시마 회장은 20일 일간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 응해 치료 중 겪은 경험을 털어놨다. 다시마 회장은 지난달 16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다음날 협회를 통해 이를 공개하고 3주 간 입원 치료를 받았다. 현재는 혹시나 모를 감염 위험을 피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가족인 아내, 장모 등과 떨어져 생활 중이다.

다시마 회장의 확진 판정은 도쿄올림픽 연기가 결정되기 전에 벌어진 일이라 일본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줬다. 이전까지 아베 신조 총리를 비롯해 일본 체육계 주요 간부들이 연기 가능성을 부인해왔기 때문에 파장의 폭이 더 컸다. 다시마 회장은 “감염 사실을 숨겼다가는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는 사람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누구나 감염될 수 있다는 걸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병원에 입원하며 겪은 감정에 대해서도 상세히 털어놨다. 환자가 늘면서 비어있는 병상이 계속 줄고 의사나 간호사가 찾아오는 횟수도 줄어드는 걸 보면서 상황이 심각한 걸 체감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의사가 약이 듣지 않으면 마지막에는 인공호흡기를 쓰고 스스로의 면역력으로 병과 싸우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며 “안전한 나이가 아니기 때문에 죽을 위험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다시마 회장은 지난 3일 퇴원하며 가진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에게 협회 등록금 면제와 납부금(입장료 매출의 3%) 징수를 최소 1년 동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번 인터뷰에서 “올해 예산 전체를 재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축구협회의 한해 예산은 195억 엔(약 2200억원) 수준이다. 그는 “이미 징수한 등록금을 어떤 방식으로 되돌려줄지도 생각하고 있다”며 “코로나 대책에 사용한다고 양해를 얻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