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를 뚫고 온라인을 통한 5·18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행사가 다양하게 추진된다.
20일 행사위에 따르면 다음달 5·18 40주년을 앞두고 전야제와 국민대회 등을 취소하는 대신 온라인 기념행사를 다채롭게 진행한다. 그동안 수만 명이 운집한 가운데 개최해온 대규모 행사는 불가피하게 열지 않지만 40년 불혹의 연륜을 쌓은 5·18을 온라인에서 비대면 기념하자는 것이다.
행사위가 대책회의에서 시민들의 밀집이나 대면 접촉을 막기 위해 확정한 방안은 5월 상징곡 부르기와 사진공모전, 인증샷 SNS 게시, 영어연설 대회 등 크게 4가지다.
우선 5·18을 상징하는 민중가요 ‘임을 위한 행진곡’ 부르기는 공모전 형식으로 진행한다. 시민과 학생 등이 개성을 살려 ‘임을 위한…’을 열창하는 모습을 동영상 촬영해 행사위 홈페이지에 자발적으로 올리면 자체 심사를 통해 푸짐하게 시상하는 방식이다.
5·18을 주제로 한 온라인 사진전도 열린다. 행사위는 인물·풍경 사진 등을 가리지 않고 5·18을 떠올리게 하는 사진작품을 온라인에 올리면 우수작을 뽑고 이를 한데 모아 별도의 사진전을 갖기로 했다.
행사위는 또 개개인이 광주 도심 곳곳에 산재한 5·18사적지를 답사하고 휴대전화로 촬영한 인증샷을 온라인에 게시하는 기념·추모 시민참여 활동도 적극 유도하기로 했다.
40주년 기념행사의 청소년 참여 폭을 넓히기 위한 프로그램도 처음 선보인다. 행사위는 광주외국인학교, 광주공유경제연구회와 함께 제1회 5·18영어연설대회를 창설한다. 광주·전남지역 중·고생을 대상으로 한 이 대회에 참가하려면 3분 이내의 영어연설 영상을 만들어 제출하면 된다. 참여를 원하는 학생들은 다음달 10일까지 제작 영상물과 함께 신정처를 제출하면 된다. 예선을 통과한 본선 진출자들은 온라인 화상회의와 동일한 방식으로 다음달 16일 온라인에서 영어연설 실력을 겨룬다.
행사위는 광주시교육청 등의 후원을 받아 개최하는 영어연설대회가 코로나19로 온라인 개학을 한 뒤 재택수업 중인 중·고생들의 영어구사 능력을 키우고 5·18과 ‘공동체 정신’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게 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최 측은 중·고 부문1명씩 선발하는 ‘5·18상’은 50만원, 무등산상은 30만원씩의 상금을 주기로 했다. 중·고 각 3명씩인 영산강상은 10만원의 상금을 수여할 예정이다.
5·18 기념·추모 행사는 유족회, 부상자회, 구속부상자회 등 3개 5월 단체들이 1987년 5월17일 광주 구동 실내체육관에서 공안당국의 삼엄한 감시를 뚫고 처음 갖기 시작했다. 1995년 5·18 특별법 제정에 따라 5·18이 1997년 국가기념일로 승격된 이후 추모보다는 그날의 대동정신을 이어받는 기념행사에 방점이 찍혔다.
이에 따라 각종 기념행사는 그동안 매년 수만 명의 시민들이 광주 금남로 등을 가득 메운 가운데 성대하게 개최됐다. 행사위가 정기적으로 개최돼온 5·18 전야제와 국민대회 등을 취소하고 온라인 위주로 기념행사를 치르는 것은 코로나19가 몰아친 올해가 처음이다.
행사위 조진태 집행위원장은 “온라인에 익숙한 청소년들이 SNS와 유튜브 등을 통해 5·18 전국화와 세계화에 앞장서줄 것”이라며 “코로나19 장기화로 40주년 기념행사가 축소됐지만 온라인 5·18 기념행사에 시민과 학생들이 다채롭게 참여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