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소사, 빈볼 의심 투구… 세계 1호 벤치클리어링

입력 2020-04-20 09:54 수정 2020-04-20 16:40
푸방 가디언스(하늘색 유니폼)와 라쿠텐 몽키스(붉은색 유니폼) 선수들이 지난 19일(한국시간) 대만 타오위안 구장에서 4회말 벤치클리어링을 벌이고 있다. 인터넷 중계방송 캡처

한국프로야구(KBO)에서 활약했던 대만 푸방 가디언스 투수 헨리 소사(35·도미니카공화국)가 올해 세계 프로야구 1호 벤치클리어링을 촉발했다.

소사는 지난 19일(한국시간) 타오위안 구장에서 라쿠텐 몽키스와 가진 대만프로야구(CPBL)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4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6번 타자 궈옌원의 몸 쪽 깊숙한 곳으로 3차례 연속 공을 던졌다. 홍이중 라쿠텐 감독이 항의할 만큼 소사의 투구는 위협적이었다.

하지만 소사는 네 번째 공도 궈옌원의 몸 쪽으로 던졌다. 이 공이 궈옌원의 엉덩이를 타격했다. 빈볼을 확신한 라쿠텐 선수들은 즉각 더그아웃에서 그라운드로 달려 나갔고, 푸방 선수들도 몰려나가 소사를 둘러싸고 대치했다.

올 시즌 세계 프로야구에서 벌어진 첫 번째 벤치클리어링. 다행히 폭력 사태로 번지지 않았다. 퇴장을 당한 선수도 없다. 관중석을 로봇과 마네킹이 채우고 있어 야유는 터져나오지 않았다.

대만 프로야구는 자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유행 억제를 확신해 지난 12일부터 무관중으로 2020시즌 정규리그를 개막했다. 세계 프로야구 4대 리그 중 가장 빠른 속도다. 한국은 5월 개막을 목표로 삼았고, 미국·일본은 개막 시점을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

대만 프로야구의 기록과 장면 하나하나는 한·미·일에서 큰 주목을 끌고 있다. 소사의 빈볼 의심 투구에서 비롯된 벤치클리어링은 20일 미국 일간 뉴욕포스트는 물론 연예매체 TMZ닷컴에까지 보도됐다.

푸방은 라쿠텐에 1대 3으로 졌다. 소사는 7이닝 7피안타 3실점으로 선방했지만 패전투수가 됐다. 푸방은 4개 팀으로 운영되는 CPBL에서 2승 3패로 2위에 있다. 라쿠텐은 5전 전승으로 선두다.

소사는 2012년 KIA 타이거즈에 입단해 KBO리그에 데뷔했다. 키움으로 타이틀 스폰서를 변경하기 전의 넥센 히어로즈, LG 트윈스를 거쳐 지난해 하반기를 SK 와이번스에서 뛰고 올해 CPBL로 넘어갔다. KBO리그 통산 77승 63패 평균자책점 4.28을 기록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