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 물든 캐나다 시골마을…총기난사로 13명 사망

입력 2020-04-20 09:39
캐나다 경찰이 19일(현지시간) 남동부 노바스코샤주의 시골마을에서 총기 난사사건을 일으킨 용의자가 운전한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캐나다 남동부 노바스코샤주의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주말 밤사이 총기 난사 참사가 벌어져 최소 13명이 목숨을 잃었다. 용의자는 경찰 제복을 입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1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30분쯤 “총기를 소지한 사람이 있다”는 내용의 신고가 현지 경찰에 접수됐고, 이후 연쇄적인 총기사건이 벌어졌다. 다수의 사망자가 한 주택 안팎에서 발견됐는데 이 중에는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경찰관 한 명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경찰관 1명도 총격을 입고 다친 상태다.

AP는 “캐나다에서 대규모 총격 사건은 드문 일”이라며 “1989년 에콜 폴리테크니크에서 15명이 사망한 총격사건 이후 캐나다는 총기규제법을 강화했다”고 전했다.

캐나다 남동부 노바스코샤주의 시골마을에서 19일(현지시간) 일어난 총기 난사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가브리엘 워트먼. EPA 연합뉴스

용의자로 지목된 가브리엘 워트먼(51)은 범행 현장에서 다소 떨어진 주유소에서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범행 직후 경찰과 대치 과정에서 숨진 것인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범행 당시 워트먼은 경찰 제복을 입고 있었으며, 순찰차처럼 은색 쉐보레 SUV를 몰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그는 캐나다 연방경찰 소속 직원이 아니었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 동기를 확인하고 있으며, 사망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AP에 따르면 워트먼은 노바스코샤주에 등록된 치과기공사였다. 2014년 한 방송 인터뷰에서 틀니를 주제로 인터뷰를 한 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캐나다 경찰이 19일(현지시간) 남동부 노바스코샤주의 시골마을에서 일어난 총기난사 사건의 용의자 검거작전에 나서고 있다. AP 연합뉴스

크리스 레더 경찰서장은 “한 사람이 혼자 여러 살인사건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번 사건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연관이 있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번 끔찍한 사건으로 피해를 본 모든 사람에게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