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미국 제재로 한국산 검사키트 수입 길 막혔다”

입력 2020-04-20 05:04
연합뉴스

이란 보건당국이 “미국의 제재 탓에 한국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키트와 장비를 수입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키아누시 자한푸르 이란 보건부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트위터에 한국 우리은행이 이란 케샤바르지 은행에 보낸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통지문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이유로 케샤바르지 은행이 지난 15일 발급한 53억원 규모의 수입신용장(LC) 인수를 거부했다.

케샤바르지 은행은 한국 바이오업체 M사와 검사 키트 수입 계약을 맺은 이란 수입상의 LC를 발급한 이란 측 개설 은행이다. 우리은행은 이란과 교역을 위한 원화결제계좌를 운용하는데, 여기에는 한국 정유업체가 수입한 이란산 원유의 수입대금이 예치됐다.

한국 업체가 이란에 수출하면 이 계좌에서 수출대금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지난해 9월부터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강화되면서 인도적 물품의 대이란 수출 대금도 결제가 중단됐다. 우리은행이 케샤바르지 은행이 발행한 LC를 인수하지 않으면 수출대금이 M사에 지급되지 않아 수출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최근 코로나19로 이란이 큰 피해를 보자 미국은 “이란에 대한 인도적 물품 수출은 제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정치적’ 선언을 한 상황이다.

자한푸르 대변인은 “이란의 의약품, 의료장비 수입을 막는 반인륜적이고 잔인한 미국의 범죄적 압박을 방증하는 문서”라고 비판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