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를 허하라”…여야 모처럼 한 목소리 냈다

입력 2020-04-20 00:20
원유철(오른쪽) 미래한국당 대표가 지난달 27일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시각장애인 김예지 비례대표 후보의 안내견 '조이'에게 비례대표 0번 목걸이를 걸어주고 있다. 연합뉴스

선거판에서 험악하게 싸우던 여야가 모처럼 훈훈한 모습을 연출했다.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김예지 미래한국당 당선인의 안내견 ‘조이’의 국회 본회의장 출입을 허용해 달라고 여야 의원들이 한마음으로 요청한 것이다.

국회 사무처도 조이의 출입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국회는 해외 사례 등을 검토해 김 당선인 측과 협의할 계획이다.

국회는 지금까지 본회의장과 상임위원회 회의장에 안내견의 출입을 막아왔다. ‘해가 되는 물건이나 음식물의 반입을 금지’하는 국회법에 따른 것이다. 김 당선인과 여야 의원들이 이에 대한 문제 제기에 나섰다.

김 당선인은 지난 18일 페이스북에서 “안내견은 해가 되는 물건이나 음식물이 아니다”며 “잘못된 규정 해석을 통해 장애인 권리를 훼손하는 결정을 한다면 어떠한 일이 있어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19일 미래한국당 미래통합당 뿐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정의당도 한 목소리로 응원했다. 이석현 민주당 의원은 “당연히 안내견 출입을 허용해야 한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며 “국회는 성스러운 곳도, 속된 곳도 아니고 그냥 다수가 모인 곳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수진 민주당 당선인도 페이스북에 “안내견은 시각장애인들의 동반자다. 어디를 가든 함께 있어야 한다. 장애물 없는 환경을 만드는 데 앞장서야 할 곳이 국회”라고 적었다.

정의당도 “국회 사무처는 김 당선인 안내견의 본회의장 출입을 보장하고, 시각장애인 국회의원이 비장애인 의원과 동등한 권한을 행사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논평을 냈다.

응원이 쏟아지자 김 당선인은 “차별 없는 국회를 만드는 데 뜻을 같이해주신 정의당 관계자 분들과 이석현 의원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도 “정의당과 심상정 대표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