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품귀 난리통에…굳이 “흰색만 쓰라”는 일본

입력 2020-04-19 17:49
지난 17일 일본 도쿄의 한 거리를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하나같이 흰색 마스크를 쓴 모습이다. AP 연합뉴스

일본 일부 학교와 직장을 중심으로 ‘흰색 마스크’만 쓰라는 수칙이 정해져 논란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으로 마스크 품귀 현상이 심각한 데 색깔을 따지는 게 맞지 않다는 의견이 일본 내에서도 팽배하다.

19일 마이니치신문은 최근 일본의 일부 학교와 직장 등에서는 흰색 마스크를 사용하라고 색상을 지정하고 있어 학부모나 직원들이 당혹감과 분노를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부직포 마스크를 구하기 힘들어 직접 마스크를 만들어 쓰는 일본인들이 늘고 있는데 색상까지 지정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신문이 인용한 봉제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 확대로 실 자체의 판매가 평소보다 4~5배로 늘었는데 그중에서도 흰색의 판매가 압도적이다. 해당 관계자는 마이니치에 “초등학교 등에서 흰 마스크를 쓰도록 지정하는 경우가 있어 하얀 천이나 거즈, 실을 구하지 못한 학부모들이 애를 먹고 있다”고 했다. 마스크처럼 물품이 아예 부족할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일시적인 품귀 현상이 진행 중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16일 총리관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아베 총리뿐만 아니라 각료 모두 흰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교도통신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폭증하는 가운데 일부에서 이러한 행태가 반복되자 일본 내 여론은 더욱더 싸늘해지고 있다. 한 이용자는 SNS에 “큰아들이 학교에서 검정 마스크는 안된다는 얘기를 듣고 왔다. 긴급 시에도 색깔을 지정하다니 믿을 수 없다”고 했다. 슈퍼마켓 종업원이라는 또 다른 이용자는 “고객을 상대하기 때문에 청결감이나 인상에서 흰 마스크가 바람직하다”고 권고받았다고 밝혔다.

베스트셀러 ‘오체불만족’의 저자 오토타케 히로타다도 자신의 트위터에 흰색 마스크만 쓰도록 지정한 일부의 조치를 언급하며 “바보냐. 책임자를 불러와라. 해고하라”고 맹비난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