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는 손님들로 붐볐고 공원에는 일광욕하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다시 문을 연 애플 매장 앞에는 마스크 쓴 사람들이 거리를 유지한 채 길게 줄을 섰다.”
블룸버그통신이 18일(현지시간) 묘사한 서울 시내 주말 풍경이다. 통신은 한강공원에서 소풍을 즐기는 가족들의 모습, 롤러블레이드를 타고 연을 날리는 아이들, 공원 주차장이 꽉 찬 모습 등을 사진과 함께 내보냈다. 그러면서 “정부의 엄격한 봉쇄조치로 주요 도시가 유령마을처럼 변한 다른 나라들과는 극명하게 대조를 이뤘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 속 외출을 자제하다 오랜만에 밖으로 나온 한국인들이 “‘토요일의 모험’을 결정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어 “정부가 코로나19 재확산 경고와 함께 집에 머물기를 요청했음에도 많은 한국 사람들이 최악은 지나갔다며 위험을 무릅쓰고 밖으로 나갔다”고 덧붙였다.
통신은 이런 모험을 가능케 한 이유에 주목했다. 우선 최근 한국의 코로나19 신규 환자 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는 점을 지목했다. 지난 1월 한국과 미국에서 코로나19 첫 감염 사례가 확인된 이후 현재 미국은 확진자가 70만명 이상으로 급증했지만 한국은 1만명을 넘긴 이후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통신은 “한국은 휴업이나 여행금지 같은 매우 엄격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도 대규모 진단검사와 감염자 추적조사로 확산을 억제했다”고 평가했다.
지난 15일 치러진 ‘총선 효과’도 언급됐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진 이후 처음 치러진 전국 규모의 선거가 큰 피해 없이 끝났다는 점, 지금까지 투표와 관련된 새로운 감염 사례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이 바이러스 억제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한층 강화했다는 지적이다. 나들이 나온 사람들은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감염 속도가 느려져서 외출하는 것이 훨씬 더 편해졌다”는 반응을 보였다.
블룸버그통신은 다만 “경제적 우려는 명백하게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며 “그 충격은 일부 상점들이 문을 닫은 현상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