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전문가, 서비스·판매 일자리 동반 감소
전문가 일자리 감소…통계 작성 이래 처음
교육, 예술, 복지 쪽 전문직 일자리 사라져
임원 등 고위직, 부서책임자 ‘관리직’도 감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고용쇼크’가 직업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로 나타나고 있다. 가장 타격이 심한 서비스 업종의 종업원들은 물론 관리자, 교사, 예술인 등의 일자리까지 없애고 있다. 일시휴직, 구직포기인 ‘잠재적 실업자’도 한 달 새 162만6000명 늘었다. 정부는 이번 주 고용대책을 발표한다.
19일 통계청의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관리자·전문가와 서비스·판매 일자리가 동반 감소했다. 관리자·전문가 일자리는 전년 대비 12만4000개 사라졌다. 서비스·판매 일자리는 17만4000개 줄었다. 두 업종의 감소폭은 모두 2013년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래 가장 컸다. 또 관리자·전문가와 서비스·판매 일자리가 동반 감소한 건 4년 1개월(2016년 2월 이후) 만이다. 서비스·판매업을 넘어 관리자·전문가 일자리까지 사라지고 있다는 건 고용 충격의 범위가 넓다는 의미다.
전문가 일자리는 전년 대비 8만3000개 줄었다.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래 첫 감소다. 어린이집 및 학교의 개학 연기로 교사, 민간 학원의 운영중단에 따른 강사 등이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파악된다. 영화, 공연 등 문화생활이 끊기며 관련 예술인들도 대량 실업을 했다.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등의 일자리도 실종됐다. 통계청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교육과 예술, 복지 분야 전문직 일자리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공공기관 및 민간기업의 고위직, 부서 책임자 등 관리자 일자리 또한 4만1000개 사라졌다.
잠재적 실업자도 폭증하고 있다. 지난달 일시휴직자는 126만명 급증했다. 유급 또는 6개월 이내 무급휴직자다. 취업자로 분류되지만, 해고시 곧바로 실업자로 전락한다. 구직활동 조차 하지 않아 실업자 통계에 잡히지 않는 ‘쉬었음’ 인구는 36만6000명 증가했다. 채용 일정 연기와 아르바이트 감소로 20대(20~29세)만 10만9000명 늘었다. 역대 최대다.
정부는 이번 주 고용대책을 발표한다. 일시휴직자들의 해고를 막기 위해 고용유지지원금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고용유지지원금은 사용자가 감원 대신 유급휴업으로 고용을 유지할 때 정부가 휴업수당(평균임금의 70%)의 일부를 보전하는 제도다. 정부는 무급휴직으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위한 추가 대책도 검토하고 있다. 구직포기가 늘고 있는 20대를 위한 긴급 일자리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실업급여는 고용보험 가입자만 받을 수 있는데, 전체 사업장 절반이 미가입 상태다. 이에 대한 대책도 마련한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18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일시휴직자들이 앞으로 일자리를 잃어 실업자가 되지 않도록 각별한 관심과 조치가 필요하다”며 “대다수 실업이 우리가 가진 대표적인 대응 프로그램인 고용보험 제도 밖에서 일어나 실업급여로 커버가 안된다. 임시직, 일용직, 영세자영업자의 최우선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세종=전슬기 기자 sg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