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닭장 만드는데 병사 시킨 육군 현역 장성 논란

입력 2020-04-19 16:15
국민일보 DB

육군 현역 장성의 관사에 닭장을 만드는데 병사들이 동원됐다는 민원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육군은 자신의 관사를 꾸미는 과정에서 부하 장병들을 동원하는 등 규정을 위반했다는 지적을 받은 현역 장성을 대상으로 17일 징계를 의뢰했다고 19일 밝혔다.

지난 13일 A 장성을 대상으로 ‘관사 안에 닭장을 설치하고 텃밭을 조성하는 데 병력 동원’, ‘무리한 부대 운영으로 직할 부대 장병 휴식 여건 보장 미흡’ 등의 제보가 접수됐다.

이에 따라 육군 감찰조사팀이 지난 14일 현장조사를 벌였고 조사 결과 A 장성은 개를 키우던 관사 내 공간을 닭장으로 개조하는 과정에서 직속 부사관과 병사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부사관들은 닭장을 만들었고, 병사들은 닭장으로 볏짚을 옮겼다.

A 장성은 공관에 지네가 많이 나오자 닭을 키우면 지네가 나오지 않는다는 주변의 말을 듣고 닭장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일부 부사관은 관사 텃밭 밭고랑을 가는 데도 동원된 것으로 밝혀졌다.

군 조사 과정에서 A 장성은 장병을 동원하지 않았고 텃밭도 직접 관리했다고 해명했지만, 감찰조사팀은 이를 규정 위반으로 봤다. ‘군인·군무원 등은 사적인 목적을 위해 장병 등을 운용하거나 지시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는 부대관리훈령 제17조의2를 위반한 것으로 본 것이다.

또 부대 안에 울타리를 조성하는 작업에 일과시간이 지났음에도 몇몇 병사가 동원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A 장성은 본인이 자율시간에 작업을 하라고 직접 지시한 적이 없다고 항변했지만, 감찰조사팀은 직접 지시하진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무리한 부대 운영을 초래한 측면이 있다고 판단했다.

유승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