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숙 작가가 귀환했다. ‘더 킹: 영원의 군주’는 입헌군주제의 대한제국과 21세기 대한민국 시공간을 넘나드는 판타지 로맨스다.
SBS ‘더 킹: 영원의 군주’는 베일을 벗자마자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1회 11.4%, 2회 11.6%다. 차원의 문을 닫으려는 이과형 대한제국 황제 이곤(이민호)과 누군가의 삶, 사람, 사랑을 지키려는 문과형 대한민국 형사 정태을(김고은)이 두 세계를 넘나드는 이야기다.
드라마는 1994년 대한제국에서 벌어진 역모로 시작한다. 평행우주 이론으로 들여다보면 1994년에도 대한제국이 존재할 수 있다. 핵심은 평행세계다. 대한제국과 대한민국이라는 두 개의 세계를 표현했고, 평행세계에 존재하는 같은 인물은 각각의 시대에서 다른 모습을 한 채 다른 삶을 살고 있다.
따라서 배우 대부분은 1인 2역을 연기했다. 김고은은 대한민국의 형사 정태을과 대한제국의 범죄자 루나를 맡았다. 우도환은 대한제국에서는 근엄한 성격의 황실근위대 대장 조영이지만, 대한민국에서는 발랄한 사회복무요원 조은섭이다. 김고은은 “수많은 1인 2역이 나온다”며 “그 1인 2역들의 다른 지점들을 찾는 것도 재밌을 것”이라고 감상포인트를 전했다.
독특한 소재와 설정에 빠른 전개가 더해졌다. 단 2회 만에 곤은 태을에게 청혼하면서 몰입도를 높였다. 곤은 25년 전 아버지인 대한제국 선황이 큰아버지 이림(이정진)에게 살해될 때 목숨을 빼앗길 위기에 놓였으나 묘령의 인물 덕에 살았다. 그를 구해준 이는 태을의 경찰 신분증을 갖고 있었다. 이민호는 “동화 같은 드라마”라며 “전체적으로 따뜻하다. 스토리는 탄탄하고 모든 캐릭터가 역동적으로 살아 숨 쉬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평행세계’는 이 드라마의 차별점이면서 해결해야할 과제다. 평행세계라는 개념 자체가 낯설다기 보다는 전개가 불친절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드라마는 1994년과 2019년의 대한제국·대한민국이 번갈아 보여준다. 하지만 개념을 명확히 설명하지 못했다. 특히 1994년의 대한제국은 가상세계다. 왕이 존재하지만 자동차가 다니고 고층건물이 있다. 환경적 측면에서 지금의 대한민국과 크게 다르지 않아 시청자 입장에서는 1994년인지 2019년인지, 대한제국인지 대한민국인지 이해가 어려웠다.
배우들은 평행세계를 이해하려면 첫 방송부터 차근차근 봐야한다고 당부한다. 구채령을 연기한 정은채는 “전개를 이끄는 서사가 담긴 1회를 꼭 봐야 한다”고 강조했고, 강신재를 맡은 김경남도 “첫 방송을 절대 놓치시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민호는 “초반에 대본을 볼 때는 대한민국과 대한제국이 헷갈리는 지점이 있었는데 영상을 통해 본다면 대본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며 “인물을 통해 감정으로 보여주면 명확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동시대 같은 시간을 살고 있는 것이라 이해하기 어려움은 전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대한제국 선황제의 이복형이자 황제 곤의 큰아버지, 금친왕 이림을 맡아 악역을 담당할 이정진은 “평행세계의 문을 내가 연다. 모든 것의 시작이 된다”며 “평행세계가 궁금했는데 화면에 쉽게 풀이가 됐다. 양쪽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유가 있고 연결고리가 있다. 이림이 그 본성을 건드리면서 사건을 만들어간다”고 전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평행세계가 선택에 따른 다른 삶을 사는 동일인을 상정한다는 점에서 ‘선택’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닐까 싶다”며 “이런 판타지적 소재는 어설프게 건드렸다가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고 몰입할 수 없는 이야기가 된다”고 설명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