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박사’ 조주빈(25·구속기소)씨와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박사방’을 공동운영한 혐의를 받는 ‘부따’ 강훈(19)씨를 주말에도 불러 강도 높게 조사했다. 강씨는 조씨가 윤장현 전 광주시장을 상대로 벌인 사기행각에도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박사방 운영 정도에 대해 조씨와 강씨의 진술이 엇갈림에 따라 필요할 경우 둘을 대질신문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 태스크포스(TF)는 19일 오후 강씨를 서울구치소에서 소환해 두 번째 피의자 신문을 진행했다. 강씨의 변호인도 조사에 입회했다.
강씨는 조씨와 함께 박사방을 공동운영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조씨는 강씨 및 닉네임 ‘이기야’를 써온 육군 일병 A씨, 닉네임 ‘사마귀’를 사용한 B씨 3명과 박사방을 공동 운영했다고 주장했었다. 강씨와 A씨는 구속됐고, 사마귀 B씨는 아직 행방이 묘연하다.
검찰은 강씨를 상대로 윤 전 시장과 관련된 사기 사건의 구체적인 금액과 범행 경위도 조사했다. 윤 전 시장은 “JTBC에 출연시켜 주겠다. 선거법 관련 누명을 해명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조씨의 말에 속아 돈을 건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씨는 이 과정에 개입해 조씨에게 돈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강씨는 검찰 조사에서 자신의 범행에 대해서는 묵비권을 행사하지 않고, 대체로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박사방을 ‘공동 운영’ 했다는 조씨의 주장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다. 자신은 주범이 아니며 조씨가 범행과 관련된 모든 것을 취합하고 지시했다는 취지다. 강씨 측은 “조씨의 공범들은 조씨를 실제로는 본 적도 없으며 공범들끼리도 연락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조씨와 박사방 참여자들의 범행이 유기체처럼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강군과 공범들이 박사방 운영에 얼마나 깊숙이 가담했는지 조사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강군에게 적용된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 9개 죄명은 대부분 조씨와 연관된 범행이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