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제21대 국회의원 총선에서 낙선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출마자들을 위로했다.
박 시장은 19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꺼이 험지에 뛰어들었던 분들의 그 마음과 꿈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민주당이 대승을 거두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험지에서 뛰어주며 기꺼이 패배를 각오한 많은 후보들과 그들을 위해 온 힘을 다해 동분서주한 운동원, 자원봉사자 한 분 한 분을 우리 당은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이번 총선에서 대구 수성구갑에 출마한 김부겸 전 의원의 “농부는 가는 밭을 탓하지 않는다. 농부는 땅에 맞게 땀을 흘리고 거름을 뿌려야 하는데 농사꾼인 제가 제대로 상황을 정확하게 몰랐다”는 낙선 인사를 소개하며 “아무도 김 전 의원이 농부로서 성실하지 않았다거나 상황을 잘 몰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자신이 딛고 선 그 텃밭이 문전옥답이 아니라 황무지인 것을 우리는 모두 잘 알고 있다”며 “과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도 탄탄대로를 마다하고 가시밭길로 들어서서 똑같은 말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전 의원에게 “울지 마시라.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며 “더 크게 쓰이실 때가 있을 것”이라고 위로했다.
박 시장은 대구, 울산 등 경북·경남지역, 서울 강남권 등 험지에 출마했던 후보들을 하나하나 거명하며 “대부분 한 번도 이겨본 적 없는 곳에서 기적을 만들려고 했던 분들이다. 어쩌면 이분들의 존재 자체가 기적이 아닐까”라고 적었다. 이어 “일일이 이름 불러드릴 수는 없지만 경기, 인천, 강원, 충청 지역에서 당의 이름으로 출마해 불철주야 끝까지 노력했지만 안타깝게 당선되지 못한 분들도 마땅히 기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박 시장은 “당선자들이 이분들의 꿈과 열정을 가슴에 깊이 간직하고 밤낮없이 뛰어야 하는 이유”라며 “낮은 자세로 내 지역구를 넘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몸을 던져야 한다. 낙선하신 분들의 위대한 헌신과 빛나는 정신을 품고 다니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여전히 절체절명의 국가적 위기”라며 “앞으로 다가올 세찬 위기의 국면들에서 우리는 진정으로 승리해야 한다”고 썼다. 그러면서 “그것이 국민께서 안겨준 승리가, 보내준 신뢰가 옳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길”이라며 “과거를 제대로 성찰하고 미래를 조망하며 미리 대비하는 것이 국민의 명령을 제대로 받드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제 그 무거운 숙제를 시작할 때”라며 “저도 민주당원으로서 서울시장으로서 더 열심히 뛰겠다. 대한민국의 새로운 역사를 우리 함께 만들어 가자”고 덧붙였다.
아울러 4·19혁명 60주년과 관련해 “오늘은 시민들이 목숨을 걸고 독재에 맞서 민주주의의 씨앗을 심었던 날”이라며 “그 정신과 희생을 밑거름으로 지금의 민주주의가 성장할 수 있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는 사실도 잊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화랑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