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욱(52)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열린민주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지 사흘 만에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당했다. 앞서 최 전 비서관이 페이스북에 올렸던 ‘검·언(檢言) 유착’ 관련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게 고발 취지다. 최 전 비서관을 비롯한 범여권 인사들은 21대 국회의원 선거 이후 연일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법세련)는 19일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 당선인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법세련은 최 당선인이 지난 4일 ‘편지와 녹취록상 채널A 기자 발언 요지’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이 채널A 이모 기자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최 당선인이 올린 녹취록 요지에는 이 기자가 수감 중인 이철(55)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 등에게 ‘사실이 아니라도 좋다. 당신이 살려면 유시민에게 돈을 줬다고 해라. 그러면 그것으로 끝이다’라고 발언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법세련 측은 “공개된 녹취록 전문에는 그런 내용을 찾아볼 수 없다.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최 당선인이 올린 요지와 녹취록 전문의 내용이 다르다는 주장은 앞서 검·언 유착 의혹을 보도했었던 MBC 내부에서도 제기됐었다. 이보경 MBC 논설위원은 지난 14일 “공개된 녹취록을 다 읽었다. 최강욱이 ‘사실이 아니라도 좋다’ 운운했다고 한 대목은 아예 없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검·언 유착 의혹과 함께 MBC 보도의 신빙성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것으로 전망된다. 윤 총장은 지난 17일 해당 의혹을 서울중앙지검에서 심도 있게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정진웅)는 앞서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이 기자와 ‘성명 불상의 검사장’을 협박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수사 중이다.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MBC 및 이 전 대표의 대리인 지모씨를 고발한 사건도 서울남부지검으로부터 넘겨받아 수사하고 있다. MBC는 검·언 유착 의혹과 함께 최 전 부총리가 신라젠에 투자했다는 내용을 보도했었다.
최 당선인에 대한 추가 고발사건도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에서 맡을 것으로 보인다. 범여권 측 인사들은 선거 이후 연일 윤 총장을 겨냥한 강경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수사 결과에 따라 여권과 검찰의 대립이 다시 심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 전 비서관은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을 약속드렸다. 한 줌도 안 되는 부패한 무리들의 더러운 공작이 계속될 것”이라며 “세상이 바뀌었다는 것을 확실히 느끼도록 갚아주겠다”고 말했다.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은 19일 검찰을 겨냥해 “망나니들이 도처에서 칼춤을 추고 있다”며 “마지막 남은 무소불위의 기득권 통치 집단을 정리하는 것이 소위 586세대가 완수해야 할 마지막 소임”이라고 말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