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에서 올 시즌 소속팀 아산 우리은행을 정규리그 1위로 이끈 시즌 최우수선수(MVP) 박혜진(30·사진)이 갈림길에 섰다. 자유계약(FA) 선수로서 다른 팀과 협상할 수 있는 시한이 일주일 안으로 다가오면서다.
19일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등에 따르면 박혜진은 2차 보상 FA 대상자로서 25일까지 타 구단과 협상이 가능하다. 1차 보상 기간인 지난 1일부터도 타 구단과 협상이 가능했지만 아직까지 들리는 소식은 없다.
올해부터 WKBL 이사회는 2차 보상 FA 선수들에 한해 원소속 구단 협상 우선권을 폐지했다. 이전까지는 우선 협상권을 가진 원소속팀이 최고 연봉 조건을 제시할 경우 선수가 이를 거절하고 다른 팀으로 이적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했지만 이제는 선수가 처음부터 원소속팀과 다른 구단의 제안을 같은 테이블 위에 놓고 고민해볼 수 있게 된 셈이다.
이미 우리은행으로부터 WKBL 연봉 상한선인 3억원 수준 대우를 받아온 박혜진으로서는 다른 팀으로 이적한다고 해도 금전적인 조건에서 큰 차이는 생기지 않는다. 연봉에 인센티브 등을 합한다고 해도 현재 받는 대우에서 크게 달라지진 않는다.
여자농구계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돈보다는 기반 시설이 좋거나 본인 스타일에 맞는 팀 등 외적인 요소가 상당 부분 작용할 것”이라고 봤다. 선수로서 뛸만한 최선의 환경이 어딘지가 선수의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2008년 데뷔 이래 우리은행에서 줄곧 뛰어온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점 역시 무시 못할 변수다. 앞서 2019-2020 시즌을 앞두고도 FA 자격을 얻었던 박혜진은 계약 기간 1년에 우리은행 잔류를 택했던 바 있다.
박혜진 이외 2차 보상 FA 선수들 8명 역시 아직까지 계약 체결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이들과 함께 1차 보상 FA 선수로서 소속팀과 협상이 결렬된 양인영과 이수연도 25일까지 타구단과 협상한다. 이 기간 내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이들 모두 30일까지 원 소속팀과 협상을 한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