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미국 남자프로농구 NBA 스타 코비 브라이언트(당시 41)와 함께 헬리콥터 사고로 숨졌던 열세살 딸 지아나 브라이언트가 미 여자프로농구 WNBA의 ‘명예 드래프트생’이 됐다. 생전 농구선수가 되고 싶어 했던 고인의 꿈을 기리기 위해서다.
WNBA는 고인을 기리는 차원에서 지아나와 그의 팀 동료 알리사 알토벨리, 페이튼 체스터를 지난 17일(현지시간) 열린 드래프트에 명예 참가시켰다고 밝혔다. 둘은 지난 1월 26일 캘리포니아주 칼라바사스에서 사고가 일어날 당시 코비, 지아나와 함께 코비의 전용 헬리콥터에 타고 있다가 목숨을 잃었다. 이들은 농구를 하기 위해 코비의 개인 체육관인 맘바 아카데미에 가던 길이었다.
코비의 딸 4명 중 둘째인 지아나는 생전 아버지처럼 농구선수가 되고 싶어했다. WNBA 무대에서 뛰기 위해 노력하는 딸을 위해 코비 역시 함께 경기를 보러다니는 모습이 자주 포착됐다.
코비의 아내이자 지아나의 모친인 바네사 브라이언트는 WNBA 측에 영상 메시지로 감사를 전했다. 드래프트에 참여한 신인 선수들에게도 “‘열심히 노력하라, 절대 안주하지 말라(Work hard. Never settle)’는 맘바(코비의 생전 별명)의 정신을 새기라”고 조언했다.
WNBA는 드래프트에 지아나를 기리는 명예 선수복도 만들어 전시했다. 브라이언트 부녀를 기리기 위해 둘의 이름을 딴 상을 새로 지정했다. ‘코비 앤 지지(지아나의 애칭) WNBA 어드보카시 어워즈’로 이름 붙여진 이 상은 여자농구를 향한 인식과 발전에 기여하는 선수에게 주어진다.
이번 드래프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전파 가능성 탓에 온라인 상으로 진행됐다. 미 여자대학농구계의 스타 오레곤대가드 사브리나 이오네스쿠가 전체 1순위로 뉴욕 리버티의 지명을 받았다. 남녀 농구 역대 최초로 2000득점, 1000리바운드, 1000도움을 달성한 것으로 유명한 그는 코비 부녀의 생전에 둘과도 친밀한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