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백인 여성이 중국인 유학생을 무차별 폭행하는 영상이 현지 언론에 공개돼 동양인 차별 논란이 다시 거세지고 있다.
채널9뉴스 등 호주 언론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오후 5시30분쯤 멜버른 시내에서 발생한 폭행 사건을 18일 집중 보도했다. 피해자인 중국인 유학생 여성 2명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당시 상황을 자세히 털어놨다.
이에 따르면 가해자는 신분을 알 수 없는 젊은 백인 여성이다. 당시 그는 길을 걷던 피해자에게 다가가 머리채를 잡더니 바닥을 향해 내동댕이친다. 이어 자리에 주저앉은 피해자의 얼굴을 무릎으로 가격하는 등 폭행을 이어갔다. 또 “당장 우리나라를 떠나라” “당신들은 여기에 소속되지 않는다” 등 과격한 말을 내뱉기도 했다.
주변을 지나던 한 백인 남성이 가해자를 막아서며 말리자 폭행은 그제야 멈췄다. 피해자들은 “타인에게 폭력을 가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이 상황이 너무 무섭다”며 눈물을 흘렸다.
사건이 알려지자 여론은 분노했다. 피해자들이 다니는 멜버른 대학교 측은 “이번 일은 매우 역겹고 수치스러운 행동으로 우리는 이같은 폭력 행위를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모든 법을 적용해 가해자가 정당한 처벌을 받게할 것”이라며 “피해 학생들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샐리 캡 멜버른 시장 역시 “매우 소름끼치는 사건”이라며 “절대 이번 범행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멜버른은 거주나 교육을 목적으로 오는 세계인을 환영하는 것을 가치로 여기는 도시”라며 “폭력과 학대, 괴롭힘을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