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올림픽대로에 ‘광역버스 환승정류장’ 생긴다

입력 2020-04-19 12:06 수정 2020-04-19 13:57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 등 도시고속도로에서 인근 지하철과 버스로 쉽게 갈아탈 수 있는 환승정류장이 만들어진다. 이에 따라 광역버스를 이용해 경기·인천에서 서울 도심과 강남권으로 가는 시간이 크게 단축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광역버스 이용자들이 올림픽대로나 강변북로 등 도시고속도로에서 바로 지하철, 시내버스로 갈아탈 수 있도록 환승정류장을 설치한다고 19일 밝혔다. 도시고속도로 환승정류장은 광역버스가 나들목으로 나가지 않고도 승객이 지하철이나 시내버스로 바로 환승할 수 있도록 버스정류장, 보행연결로 등을 갖춘 시설이며 보행로를 따라 인근 지하철역이나 시내버스 정류장으로 바로 연결할 수 있는 곳에 설치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도시고속도로에서 대중교통 간 환승편의를 높이고 광역버스 수요를 지하철로 분산하는 것은 물론 경기·인천에서 서울로 들어오는 광역버스 이용자들의 통행시간도 단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동시에 광역버스의 혼잡한 도심 도로 진입을 억제해 서울시내 교통정체를 완화하고 대기질 개선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1호 사업지로 추진되는 당산역은 지하철 2·9호선 환승역으로 도심, 강남권으로의 접근성이 뛰어나 광역버스 진출입이 많은 곳이다. 올림픽대로와 이격거리도 150m로 짧아 ‘도시고속도로 환승정류장’을 설치하기에 최적의 장소라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현재 광역버스 정류장은 당산역 인근에 있어 광역버스가 시내로 진입해 승객 승하차 후 다시 올림픽대로로 나가는 방식이다. 특히 광역버스가 당산역 인근 정류장으로 진입하려면 노들로에서 당산역 방향으로 우회전해야 하는데 이 구간은 고가 하부로 이어지는 좁은 내리막길이어서 안전사고가 빈번한 곳이다.

당산역 인근 올림픽대로에 환승정류장이 설치되면 경기·인천에서 서울로 진입하는 25개 노선 하루 6만명의 광역버스 승객이 혼잡한 시내구간을 통과하지 않고 지하철로 갈아탈 수 있게 돼 통행시간 단축이 예상된다. 가령 김포 한강신도시에서 강남역까지 가는 M6427번의 경우 올림픽대로 여의하류IC~한남대교 정체구간을 거쳐서 가고 있으나, 올림픽대로에 설치되는 당산역 환승정류장에 정차하면 승객이 지하철로 바로 갈아탈 수 있어 최대 30분 가량 통행시간이 절감될 수 있다. 대표적 혼잡역인 당산역을 이용하는 시민의 버스 대기 및 승하차 혼잡도 역시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광역버스 회사 입장에서도 운전시간 감소가 운행횟수 증대로 이어져 배차간격 유지 및 안정적 운행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시고속도로 환승정류장’ 설치는 도시 간 광역교통 문제를 전담하는 컨트롤타워인 국토교통부 산하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와의 긴밀한 협력으로 추진되는 첫 번째 사업이다. 수도권 시민의 교통편의 향상을 위해 서울시가 계획을 수립해 사업을 추진하고, 중앙정부의 전향적인 제도적·행정적 지원이 더해져 속도감 있는 사업 추진이 기대된다. 그동안 보행접근시설 설치 제한, 하천부지 개발행위에 대한 각종 인허가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도시고속도로에는 버스정류장 설치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서울시는 당산역에서 양재, 광나루(강변) 등으로 도시고속도로 환승정류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달 초 도시고속도로 환승정류장 설치계획 수립용역에 착수했다. 용역을 통해 당산역 등 우선 사업지 3곳을 선정해 기본설계를 진행하고 도시고속도로 8개축 환승정류장 설치 기본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도시고속도로 8개축은 강변북로, 올림픽대로, 내부순환로, 동부간선, 북부간선, 서부간선, 경부고속도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를 말한다.

당산역 환승정류장은 이르면 내년 개통될 예정이다. 환승정류장은 당산역 북측, 올림픽대로와 노들로 사이 유휴공간에 설치해 안전한 회차를 유도할 예정이다. 현재 제설·수방 장비보관소로 사용 중인 공간이다. 보행 동선은 기존 당산역 보행육교를 환승정류장까지 연결함으로써 이용 승객이 지하철로 편리하게 환승하도록 할 계획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수도권 광역교통 현안이자 난제로 여겨졌던 광역버스의 회차·환승시설 구축사업을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풀어나갈 수 있게 됐다”며 “1호 사업인 당산역 광역버스 환승정류장 추진에 필요한 각종 인허가 및 노선 조정, 사업비 분담 등이 효율적으로 이뤄지도록 대광위, 인접 지자체와 긴밀히 협력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