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택시 도입 앞두고 광주 택시업계 마찰

입력 2020-04-19 10:43 수정 2020-04-19 13:58

이달 말부터 정식 운행될 일명 ‘카카오 택시’를 놓고 광주지역 택시업계 노사가 마찰을 빚고 있다.

19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역 76개 택시회사 법인 중 25개사가 참여한 신생법인 GJT모빌리티가 오는 27일부터 300여대 규모의 ‘카카오 T블루’ 서비스를 본격 도입한다는 영업계획서를 제출했다.

이를 위해 지난 9일부터 시범 운행에 들어간 카카오 택시는 모바일 앱으로 택시를 호출하면 3000원의 이용료 부과와 함께 주변 택시가 신속하게 선착순 배차되는 신종 서비스다.

택시 승객들은 근거리 등의 승차거부를 당하지 않을 수 있고 운전기사들은 월 급여 조건으로 배차 교대 휴식 시간을 포함해 하루 10시간 주야 교대근무를 한다. 고질적 병폐로 지적돼온 사납금을 내지 않아도 된고 승객을 태우기 위해 도심을 빈차로 운행하는 ‘배회시간’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광주지역 택시업계는 카카오 택시 운행이 예고되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광주시택시운송사업조합은 지난 10일 임시총회를 갖고 “카카오 T블루 등 다른 가맹사업에 참여하는 조합원은 제명한다”는 내용으로 조합 정관을 변경하는 등 강경 대응했다.

조합 측은 장거리 고객 등을 가맹택시에 몰아주고 수수료만 떼어가는 영업방식이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차별적 호출배분과 일방적 수익금 배분이 이뤄져 ‘택시업계 공멸’을 불러온다는 주장이다.

조합 측은 이달 안에 이사회를 열어 가맹 동참 법인에 대한 제재방안을 결정하기로 했다. 전국민주택시노조연맹 광주지역본부도 택시 노동자들을 옭아매는 강제 배차는 ‘노예계약’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배차에 응하지 않으면 수익금이 차감되는 불이익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이 단체는 승객들도 기본료 3300원에 이용료 3000원을 더 내야하기 때문에 비용부담이 커진다고 밝혔다. 상당수 운전기사들은 ‘독과점 우려 해소’와 ‘영업권 보장’을 전제로 일부 법인만 참여하는 카카오 택시는 반대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카카오 측은 “신종 영업방식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택시 승객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참여 법인도 더 많은 수익을 올리는 ‘윈-윈’의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주시 지역택시노조 관계자는 “호출료 수익금을 카카오 가맹법인이 일방적으로 챙기는 수익구조는 택시 노동자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76개 법인이 동일 조건으로 가맹에 참여하면 카카오 택시를 반대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