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제60주년 4·19혁명 기념사에서 “4·19혁명이 추구했던 정치적·시민적 민주주의를 넘어 모든 국민의 삶을 보장하는 실질적 민주주의로 확장하는 것, 그것이 오늘날 우리가 구현해야 할 4·19혁명 정신이라고 믿는다”며 “정부는 통합된 국민의 힘으로 ‘포스트 코로나’의 새로운 일상, 새로운 세계의 질서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4·19 혁명 기념식을 찾은 것은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립 4·19 민주묘지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우리 국민들은 세계인에게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고, 동시에 코로나 이후의 사회, 경제적 어려움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서도 주목받고 있다”며 “전 세계가 함께 겪게 될 ‘포스트 코로나’의 상황을 우리가 다시 개방성, 투명성, 민주성을 기반으로 한 ‘연대와 협력’의 힘으로 극복할 수 있다면 세계인에게 큰 용기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4·19혁명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국가 중 최초의 민주화운동이고, 전 세계 학생운동의 시작이기도 하다”며 “정부는 그 의미를 특별히 기리고 4․19혁명의 정신을 인류에게 남기기 위해 4·19혁명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지금 ‘코로나19’의 엄중한 상황을 헤쳐 가는 힘도 4․19정신에 기반한 자율적 시민의식에서 비롯되었다”며 “국민들은 나보다 우리를 먼저 생각하며 일상을 양보해 주셨고, 사재기 하나 없이 함께 어려움을 이겨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억압 속에서 지켜낸 민주주의, 우리가 눈물 속에서 슬픔을 나누며 키워온 연대와 협력이 함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세계의 모범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 화합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IMF는 지금의 경제 상황을 1920~30년대의 세계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 침체로 진단했다. IMF는 한국도 올해 마이너스 1.2%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며 “ 우리는 바이러스뿐 아니라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 상황을 함께 이겨내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핵심은 일자리를 지켜내는 것”이라며 “고용유지를 위해 기업과 노동자를 돕고,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삶을 보호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경제를 살리고 국민의 삶을 지키는 데 총력을 다할 것”이라며 “경제 살리기에도 국민의 ‘연대와 협력’이 필요하다. 특히 일자리 지키기에 노·사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협력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정부는 노사합의를 통해 고용을 유지하는 기업을 우선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4․19혁명 이후, 시인 김수영은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는 풀’을 노래했다”며 “우리 국민들은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 민주주의를 실천했고,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우리 안의 민주주의가 어떻게 힘을 발휘하는지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