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예천, 9일∼19일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확진자 발생”

입력 2020-04-19 09:44
경북 예천에서는 지난 9일부터 19일까지 단 하루도 빠짐없이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평화롭던 지역사회가 뒤숭숭해졌다. 사진은 예천과 인접한 경북도청 신도시에 임시로 마련된 선별진료소 모습. 경북도 제공

경북 예천에서 열흘째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예천에선 19일 또 확진자 1명이 나왔다. 지난 9일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평화롭던 지역사회는 뒤숭숭해졌다.

지난 9일 40대 여성과 그 가족 등 5명이 확진된 이후 열흘 동안 5차, 6차 감염까지 이어지고 있다. 관련 확진자는 모두 36명으로 늘었고 아직도 접촉자 120명이 검사를 받고 있다.

방역 당국은 이 가족이 어디에서 코로나19에 걸렸는지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예천군 역학조사 결과, 일가족 가운데 대학생 아들(19)이 발병 전 대구와 경산 등에 갔다 온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그를 첫 전파자로 단정할 수 없다는 게 예천군의 설명이다. 나중에 확진 판정을 받은 친구들도 대구 등을 다녀와 어디서 누구와 접촉으로 발병했는지 면확히 알 수 없어 추가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김학동 예천군수는 “대학생 아들 등 첫 확진 가족을 범죄인처럼 몰아가서는 안 된다”며 “지난 3월 초부터 핸드폰 위치 추적 등을 해보니 18∼19세 그룹 중 몇 명이 대구와 경산을 다녀왔다”고 밝혔다.
김 군수는 또 “서너명씩 차를 타고 이동했고 돌아온 친구들이 예천에서 같이 자고 밥 먹고 PC방에 다녀 이들 사이에 확산하고 가족으로도 전파했을 것으로 추정해 본다”고 덧붙였다.

이날까지였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주 더 연장되면서 예천군은 장터까지 폐쇄했다. 이에 따라 다음 예천장날인 23일에도 읍내 장은 서지 않는다.
군은 또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지역을 벗어나는 버스는 아예 운행을 중단했다.
다음 달 1일부터 개최할 예정이었던 군에서 가장 큰 행사인 ‘세계곤충엑스포’도 전격 취소했다.

예천에서 지역사회감염이 확산되면서 인근 경북도청 신도시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하자 경북도가 긴급 행정명령을 내리는 등 적극적인 방역 차단에 나섰다.

경북도는 지난 17일 안동과 예천, 도청신도시 지역에 대해 긴급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PC방, 노래방, 목욕탕 등 고위험 집단시설과 업소에 대해 영업정지를 권고하고 집회·집합금지 시설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불가피하게 영업을 지속하는 경우 반드시 방역 조치를 준수하도록 하고 이를 위반할 때는 벌금 또는 영업정지 명령을 내릴 방침이다.
행정명령 이행 상황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경찰, 유관기관과 함께 집중 점검반을 운영해 단속하는 한편 구역별로 직원을 배치해 살필 예정이다.

도는 19일까지 예정됐던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26일까지 1주일간 연장하기로 했다.
요양병원, 요양원 등 노인층이 집중된 시설은 코호트 격리에 준하는 관리에 들어가고 돌봄교실과 보육·노인 돌보미를 상대로 방역수칙 교육을 철저히 할 계획이다.

도청에서 직원 확진자가 발생하면 직원 3분의 1을 의무적 재택근무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도는 안동시, 예천군 간 방역 대책을 조정하는 특별합동방역본부를 가동한다고 밝혔다.

특별합동방역본부에는 보건소를 비롯해 유관 기관·단체가 참여해 행정지원, 환자와 접촉자 관리, 역학조사 등을 통해 상황을 관리하고 안동과 예천 주요 지역에 매일 방역을 할 계획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도민들은 가급적이면 재택근무를 활성화하는 등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유지하고 개인 위생수칙을 준수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예천=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