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철 미래통합당 대표 권한대행이 17일 오후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을 찾아가 비대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제안했다. 앞서 통합당 최고위원회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의견을 모았다.
대표 권한대행은 비대위원장을 지명할 수 있다. 김 전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한 뒤 당선인 총회와 전국위원회 등을 거치면 통합당은 비대위 체제를 맞게 된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은 총선일인 15일 “더이상 공식적인 자리에 서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심 권한대행이 찾아와 일반적인 얘기만 하고 끝났다”며 비대위와 관련해서는 “시간이 조금 지나가야 한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황교안 전 대표의 사퇴 이후 통합당 지도부는 사실상 공백 상태다. 2022년 대선을 준비하려면 당의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최고위에서 다수였다. 이날 최고위에서는 김 전 위원장에게 임기 등 전권을 위임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조기 전대를 위한 임시 비대위가 아니라 6개월 이상 장기적인 혁신형 비대위를 세워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비대위 전환이 되지 않는다면 당헌·당규에 명시된 전당대회 일정은 오는 8월 31일이다. 이에 일부 당선 의원들로부터는 조기 전대를 주장하자는 의견이 나온다. 최고위원 중 유일하게 당선에 성공한 조경태 최고위원(5선)은 비공개 회의전 기자들에게 “조기 전당대회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며 “과거처럼 비대위 체제로 길게 가면 안 될 것 같아 비대위든 수습대책위든 기간을 최소화하고 전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