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선수협)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재정난을 극복할 방안으로 연봉 삭감을 포함한 논의를 한국프로축구연맹과 구단에 제안했다. 연맹은 환영 입장을 밝혔다.
선수협은 17일 코로나19와 관련한 의견문을 내고 “연봉 삭감을 포함한 여러 문제를 연맹 및 각 구단 관계자들과 논의할 장을 공식적으로 마련할 것을 제안한다”며 “리그와 구단이 있어야 선수들도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다. 연맹, 구단, 선수협이 하루빨리 머리를 맞대고 현실적인 대화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계 프로스포츠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리그가 중단되거나 개막을 연기하면서 재정난에 빠졌다. 각 단체 고위직 임원이나 유명 선수들은 연봉을 삭감해 고통을 분담하고 있다. 이에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 가맹단체인 선수협이 연맹, 구단에 먼저 상생을 제안했다. 연맹 및 구단의 일부 임직원이 급여 일부 반납을 약속했지만, 아직 선수 차원의 임금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한국프로축구 K리그는 코로나19에 따른 개막 지연으로 약 575억원에 이르는 손실은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K리그 전체 매출에서 15%에 달하는 금액이다.
선수협은 “일부 고액 연봉 선수를 제외하면 임금 삭감을 논할 수 없을 만큼 낮은 연봉을 받고 생활고에 시달리는 선수들도 많다. 구단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선 연맹과 구단, 선수협이 만나 이 문제를 깊이 있게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연맹은 선수협의 제안에 환영 입장을 밝히고 “합리적이면서도 실효성 있는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선수협과 적극적인 소통에 나설 것”이라고 화답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