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삭감 논의 제안한 K리그 선수들… 연맹 “환영”

입력 2020-04-17 16:31
한국프로축구연맹 이사회가 지난 2월 24일 긴급 회의를 소집해 2020시즌 K리그 개막 연기를 논의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선수협)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재정난을 극복할 방안으로 연봉 삭감을 포함한 논의를 한국프로축구연맹과 구단에 제안했다. 연맹은 환영 입장을 밝혔다.

선수협은 17일 코로나19와 관련한 의견문을 내고 “연봉 삭감을 포함한 여러 문제를 연맹 및 각 구단 관계자들과 논의할 장을 공식적으로 마련할 것을 제안한다”며 “리그와 구단이 있어야 선수들도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다. 연맹, 구단, 선수협이 하루빨리 머리를 맞대고 현실적인 대화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계 프로스포츠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리그가 중단되거나 개막을 연기하면서 재정난에 빠졌다. 각 단체 고위직 임원이나 유명 선수들은 연봉을 삭감해 고통을 분담하고 있다. 이에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 가맹단체인 선수협이 연맹, 구단에 먼저 상생을 제안했다. 연맹 및 구단의 일부 임직원이 급여 일부 반납을 약속했지만, 아직 선수 차원의 임금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한국프로축구 K리그는 코로나19에 따른 개막 지연으로 약 575억원에 이르는 손실은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K리그 전체 매출에서 15%에 달하는 금액이다.

선수협은 “일부 고액 연봉 선수를 제외하면 임금 삭감을 논할 수 없을 만큼 낮은 연봉을 받고 생활고에 시달리는 선수들도 많다. 구단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선 연맹과 구단, 선수협이 만나 이 문제를 깊이 있게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연맹은 선수협의 제안에 환영 입장을 밝히고 “합리적이면서도 실효성 있는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선수협과 적극적인 소통에 나설 것”이라고 화답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