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스피 지수가 한 달여 만에 1900선을 회복했다. 외국인 매수세가 돌아오며 3% 넘는 상승세를 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제정상화 방안을 발표하고,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17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7.46 포인트(3.09%) 오른 1914.53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1900대를 넘은 건 지난달 11일(1908.27) 이후 처음이다. 눈길을 끄는 건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세’였다. 이날 외국인은 3226억원, 기관은 2356억원을 각각 사들이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지수 반등에 개인은 6094억원을 팔아치웠다.
외국인은 최근 30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벌이며 총 14조7649억원어치를 팔아치웠었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저가 매수에 나서며 외국인 매도 금액과 비슷한 규모의 순매수 행렬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19일 1400선까지 떨어졌던 증시가 1900선까지 반등하자 금융투자업계에선 “개미들의 저가 매수 전략이 성공한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의 증시 열풍에 코스피 거래대금은 13조9632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전 최고금액은 지난달 31일 13조954억원이었다. 코스닥 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11.36 포인트(1.82%) 오른 634.79로 마감했다.
이날 매수 심리를 촉발한 건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감이었다. 미국 의료 전문지 STAT뉴스에 따르면 미국 시카고대 연구진이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를 코로나 환자들에게 투약한 결과 상당수가 발열 및 호흡기 증상이 빠르게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렘데시비르가 임상에서 발열과 증상 완화 결과를 얻었다는 소식이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