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1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병원에서 의심환자 수용을 거절해 이송처를 찾아 헤매는 환자가 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이 17일 병원 측이 코로나19 감염 의심 환자를 거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병상과 인력이 부족한 사정도 있지만, 병원 측에서 원내 감염을 우려하는 것도 배경이라고 전했다.
지난 13일 오후 2차 구급 의료기관인 도쿄도(東京都)의 한 병원에선 구급대원이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되는 남성(88)을 수용할 수 있는 곳을 찾기 위해 각 병원에 전화를 돌렸다. 이 80대 남성은 의심증세로 발열 증상과 폐렴으로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진단됐다. 그러나 이 병원에는 감염자 수용시설이 없어 다른 의료기관을 찾아야 했다.
구급대원은 도내에 있는 병원에서 모두 거절당했다. 가나가와(神奈川)현과 지바(千葉)현에 있는 병원에까지 연락했지만 “전용 병실이 없어 수용할 수 없다”는 답변밖에 들을 수 없었다.
병원 원장도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병원에 부탁했지만 허사였다. 7시간 넘게 약 70개가 넘는 병원에 요청했지만, 이송을 허락하는 병원은 찾지 못했다. 그동안 80대 남성은 휠체어에 앉아 병원 1층 복도에서 계속 기다려야 했다.
결국, 병원 원장은 자정쯤 80대 남성의 아들에게 “돌아가실 위험도 있지만, 자택에서 상태를 봐주실 수 있겠습니까”라고 말해야 했다.
80대 남성은 다음 날인 14일이 돼서야 도쿄도 스미다(墨田)구에 있는 의료기관으로 이송됐고, 검사 결과 코로나19 감염이 확인됐다.
도쿄도 소방청에 의하면 도내에서 3월에 구급 이송 요청을 5곳 이상 거절하거나 이송처 결정까지 20분 이상 걸린 사례는 931건이었다. 이달 들어서는 11일까지 같은 사례가 830건에 달했다.
한명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