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비르, 코로나19 ‘게임 체인저’ 되나?

입력 2020-04-17 13:51 수정 2020-04-17 14:39
[포스터시티(미 캘리포니아주)=AP/뉴시스]미 캘리포니아주 포스터시티에 있는 미 제약회사 길리어드 본사의 지난 2009년 3월12일 모습. 길리어드는 자사의 의약품 렘데시비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다며 렘데시비르에 대한 주문이 폭증함에 따라 임산부와 어린이 중증 환자들에 대한 렘데시비르의 투약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FT)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인 ‘렘데시비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가 잇따르자 17일 미국 바이오 기업 길리어드 사이언스 주가가 시간외 거래에서 16% 이상 폭등했다.

미국 시카코대에서 진행한 임상 3상 시험 결과 코로나19 중증 환자 상당 수가 렘데시비르 치료 이후 열과 호흡기 증상이 완화됐다는 소식이 미국 의학 전문지 스탯 뉴스에서 보도됐기 때문이다.

스탯 뉴스에 따르면 임상에 참여한 환자 125명 대부분이 고열과 호흡기 증세가 회복됐고 1주일이 채 안돼서 퇴원했다. 연구를 이끈 감염병 전문가 캐슬린 멀레인 박사는 “가장 좋은 뉴스는 우리 환자의 대부분이 퇴원했다는 점”이라며 “굉장하다. 지금은 환자가 2명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고열 환자가 (렘데시비르 투약 후) 상당히 빠르게 (열이) 감소했다”며 “치료를 시작한지 하루 만에 인공호흡기를 제거한 환자도 봤다”고 말했다.

다만 길리어드 측은 직후 성명을 내고 "이번 임상시험 결과는 고무적이지만 렘데시비르의 안정성과 효능을 밝히는 데 필요한 통계적 검증력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른 연구팀에서는 시카고대 연구팀과 다소 상반된 결과를 나타내기도 했다. 앞서 미국 의학전문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은 다국적 공동연구팀이 코로나19 중증환자 53명에게 렘데시비르를 투약한 결과 인공호흡이 필요했던 30명 중 17명은 상황이 호전됐고 25명은 퇴원했다고 밝혔다. 반면 7명은 사망했다.

렘데시비르는 리보핵산(RNA) 복제를 막아 바이러스 복제를 억제하는 약물이다. 에볼라바이러스 치료를 위해 임상시험 진행 중 머크와 존슨앤드존슨 등 경쟁사의 약물에 비해 효능이 입증되지 못하며 개발이 중단된 비운의 약물이다.

정보분석 기업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는 전 세계 185개 회사 연구소 대학에서 156개 후보물질로 코로나19 치료제 백신 등 약물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이 중 길리어드의 렘데시비르가 가장 신속히 개발될 것으로 평가했다. 이에 다른 약물을 개발중인 일부 바이오 회사 의 주가가 일정 수준 하락하기도 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