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구민 당선되자… 北 “강남구, 최순실 살았던 부패 소굴”

입력 2020-04-17 11:40
16일 서울 강남갑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태구민(태영호) 후보가 강남구 선거사무실에서 당선이 확실시 된 뒤 소감을 말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전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였던 탈북민 출신 태구민(태영호) 미래통합당 후보가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서울 강남갑에 당선되자 북한이 강남구를 맹비난하고 나섰다.

17일 북한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서울시 강남구 부패의 소굴로 전락’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강남구에는) 부자들과 특권층이 많이 살고 있어 ‘서울보통시 강남특별구’라고 불린다”며 “이곳에는 부패 타락한 생활에 물젖은(물든) 자들이 우글거리는 각종 유흥시설과 유곽들이 버젓이 운영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강남구 일대가 부패의 소굴로 전락된 것과 관련해 각 계층의 조소와 비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면서 “이런 곳에서는 부유층들이 공개적으로 도박을 하거나 마약을 사용하고 있으며 현지 경찰들도 그들의 눈치를 보며 외면하는 정도”라고 덧붙였다.

메아리는 또 “4년 전 남조선사회를 충격에 빠뜨린 ‘박근혜-최순실 추문사건’의 주범인 최순실도 이곳에서 부화방탕한 생활을 하면서 특권층 족속들과 박근혜를 쥐고 흔들었다고 한다”고 언급했다.

이같이 뜬금없는 비방성 보도는 태구민 당선인의 당선을 에둘러 비난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매체는 그러나 해당 기사에서 태구민 당선자의 실명이나 총선 관련 내용은 일절 거론하지 않았다.

태구민 당선인은 영국 주재 북한 공사 출신으로, 2016년 8월 탈북해 한국으로 망명했다. 북한이탈주민이 비례대표가 아닌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것은 처음이다.

외신들도 주목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6일(현지시간) ‘강남 스마일’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전직 북한 외교관인 태 후보가 영국 런던 주재 대사관을 탈출해 망명한지 4년 만에 한국에서 가장 근사한 동네의 국회의원이 됐다”고 보도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