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김종인 잘못 아냐, 이순신 할아버지가 왔어도 졌다”

입력 2020-04-17 11:01

대구 수성구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홍준표 국회의원이 미래통합당 총선 패배의 원인이 황교안 전 대표에게 있다고 일침을 놓았다.

17일 홍 의원은 ‘CBS김현정의 뉴스쇼’ 출연해 “현재 통합당 상황을 생각하면 당선은 됐지만 기분이 마냥 좋지는 않다”며 야당의 4·15총선 참패 원인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홍 의원은 “지금 통합당에는 당의 중심이 없다”며 “25년 정치하면서 이번 선거처럼 당의 중심도 없고 메시지가 없는 선거는 처음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이 김대호, 차명진 후보의 발언을 처리하는 방식이 참 잘못됐다”며 “제명할 게 아니라 당의 의견과 다르다며 무시 전략을 선택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 초보’ 황 전 대표의 리더십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은 책임이 없다. 황교안 대표가 문제”라며 “아무리 명장이어도 허약한 병사를 내세워서 전쟁이 되겠냐”며 일갈했다. 이어 “장수가 아무리 강해도 병졸이 허약하면 전쟁을 못 이긴다”며 “이순신 장군 할아버지가 왔어도 이 선거 못 이긴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야당 참패의 원인은 “막가는 공천, 막천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막가는 공천을 주도한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 이 1차 책임자”라며 “팔순을 바라보면서 어떻게 새털처럼 가볍게 말을 하냐. 그런 사람이 공천을 하니 정상적으로 될 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지도부가 붕괴됐기 때문에 비대위 체제로 가는 것이 맞다. 일단 당을 수습을 하고 그다음에 전당대회 절차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홍의원은 비대위원장으로 누구를 추천하겠냐는 앵커의 질문에는 “우리 내부에는 비대위원장할 사람이 없다”며 “오랜 정치 경력이 있는 김종인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으로 들어오면 어떨까 생각해봤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이날 대권 도전에 대한 각오도 밝혔다. 그는 “대권이 마지막 꿈”이라며 “수성을에 굳이 출마한 것도 2022년도를 향한 마지막 꿈이고 출발”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15일 치러진 21대 총선에서는 지역구 기준으로 더불어민주당이 총 163석을 차지했고 야당인 통합당은 84석에 그쳤다. 이에 황 전 대표는 15일 기자회견에서 “총선결과를 책임지고 모든 당직을 내려놓겠다”며 당 대표에서 물러났다.

김유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