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민이 준 책임 이행하려면 野 협조 얻어야…시작은 겸손”

입력 2020-04-17 10:44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합동 해단식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대책위원장은 17일 21대 총선 이후 여당의 과제와 관련해 “국민들이 주신 책임을 이행하려면 국민의 뜻을 모으고 야당의 협조도 얻어야 한다”며 “그런 일의 시작은 겸손에 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의 합동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모든 강물이 바다에 모이는 것은 바다가 낮게 있기 때문”이라며 겸손을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국민께서는 저희에게 기대 이상의 의석을 주시면서 감당할 수 있는 최대한의 책임도 안겨주셨다”며 “국민의 지엄한 명령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합쳐 180석을 확보하면서 ‘여당 독주’에 대한 우려가 나오자 ‘협치’를 강조한 것이다.

이 위원장은 총선 후 민주당의 책임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조기 퇴치, 경제의 조속한 회복, 국정과제, 태도 등 4가지를 꼽았다.

이 위원장은 먼저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위축 회복을 강조했다. 그는 “오늘 고용지표는 어쩌면 깊은 고통의 서막일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민생과 기업의 현장, 세계 경제의 동향을 늘 직시하며 정부와 협의하고, 때로는 제안하고, 때로는 정부의 제안을 수용할 것”이라고 했다.

국정과제와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성과를 내도록 차분하면서도 확실하게 추진해야 한다”면서 “다만 전방위적 경제 위축에 놓여있다는 것을 한시도 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또 “현실을 감안하면서 속도와 방향을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며 “새로운 의제를 선정할 때는 경제와 민생에 어떤 영향을 줄지 완급을 가려야 한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앞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열린우리당의 아픔을 깊이 반성해야 한다”고 말한 것을 언급하기도 했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152석 과반을 달성하며 출발한 열린우리당은 이후 당이 분열되는 아픔을 겪으며 원내 제2당이 됐다. 민주당이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한 것은 이때 이후 16년 만이다.

이 위원장은 “그 경험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면서 “조금이라도 오만, 미숙, 성급함, 혼란을 드러내면 안 된다. 항상 안정되고, 신뢰감과 균형감을 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