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무직군에도 몰아치는 ‘감원 칼바람’…“역대 최고치”

입력 2020-04-17 10:04
코로나19의 여파로 문을 닫은 미국 뉴욕 퀸스의 상점. AF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미국의 대규모 실업 사태가 날로 악화하고 있다. 대면 접촉이 필요한 서비스직군 뿐만 아니라 사무직군까지 감원 대상이 됐다.

AP통신은 16일(현지시간)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 법률 사무소 직원, 판매 보조원, 일부 의료계 종사자 등 ‘화이트칼라’ 종사자들이 감원과 임금 삭감을 경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코로나19로 이동 제한령이 내려진 뒤 식당, 술집, 호텔 등 서비스 분야 종사자들이 가장 먼저 일자리를 잃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업황이 악화된 건설과 부동산 관련 종사자도 같은 처지다.

실제로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524만5000건을 기록했다. 이로써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5일까지 일자리를 잃어 실업수당을 신청한 노동자는 2200만명이다. 이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구인 사인트인 글래스도어의 대니얼 자오 선임 경제학자는 “코로나19의 영향에서 벗어난 산업은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 사이트를 기준으로 정보기술(IT) 분야 직원들의 해고 논의는 47% 증가했고, 금융 분야에서도 64%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의료계 종사자의 해고 논의도 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네 의원들이 문을 닫고, 의료서비스업체들도 비필수적인 분야의 인력을 줄였기 때문이라고 자오는 말했다.

소프트웨어 업체도 서비스업종과 관련이 있는 경우 위협에서 자유롭지 않다. 식당의 판매, 영업 시스템 등의 관리를 지원하는 토스트(Toast)는 식당 매출 급감을 이유로 지난주 1300명을 해고했고, 식당 후기를 공유하는 리뷰 전문 사이트인 옐프(Yelp)도 직원 1000명을 상대로 감원에 들어갔다.

텍사스주에서는 데이터 처리 및 온라인 출판 분야에서의 대규모 감원 조치로 이달 초 실업자 수가 4만명 가까이 늘어났다. 메인주에서는 건축, 엔지니어링 등 전문직 분야에서 감원이 잇따랐다.

AP통신은 일자리를 잃지 않았더라도 임금이 삭감된 경우가 많아 이는 결국 소비 위축과 경기 침체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