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후 최악의 고용쇼크… 3월 취업자 수 19만5000명 급감

입력 2020-04-17 10:02 수정 2020-04-17 10:19

‘코로나 쇼크’가 초래한 고용대란이 현실화됐다. 3월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19만5000명 급감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고용부진을 기록했다. 일시휴직자도 역대 최대치인 160만7000명까지 치솟았다. 고용이 불안정한 임시·일용직과 서비스업, 자영업 종사자 등이 가장 먼저 ‘일자리 절벽’으로 내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다음 주 초 고용유지, 긴급 일자리 등 고용안정 패키지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통계청은 17일 ‘3월 고용동향’에서 지난달 취업자 수가 2660만9000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19만5000명 급감했다고 발표했다. 금융위기를 겪던 2009년 5월(24만명) 이후 10년 10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지난 2월 49만2000명 늘어났던 취업자 수는 코로나19 여파로 한 순간에 고꾸라졌다. 은순현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코로나19 영향이 대면 접촉하는 업종을 중심으로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고용 한파’는 코로나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서비스업에 가장 매섭게 불어닥쳤다. 도매·소매업(-16만8000명), 숙박·음식점업(-10만9000명), 교육 서비스업(-10000명) 등의 일자리가 급감했다. 모두 대면 업무 비중이 크고 내수 경기에 민감한 업종들이다. 종사자별로는 임시 근로자가 42만명 감소하며 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2월(-44만7000명) 이후 가장 크게 줄었다. 일용 근로자도 17만3000명 줄었다. 직원을 둔 자영업자도 19만5000명 감소했다.

연령별로도 60세 이상(33만6000명)을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취업자가 급감했다. 20대(-17만6000명)과 40대(-12만명)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고, 30대(-10만8000명), 50대(-7만5000명) 순을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청년층(15~29세) 취업자 수가 22만9000명 줄어들며 2009년 1월(-26만2000명) 이후 가장 크게 감소했다.

취업자로 통계에 잡히지만 실제 일은 하지 않는 일시휴직자 수도 폭증했다. 통계청은 “지난달 일시휴직자는 160만7000명으로 1983년 3월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과거 최대치는 2014년 8월(87만8000명)이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경영난 등의 이유로 기업들이 무급 휴직을 실시하고 정부의 노인 일자리 사업이 연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 일시휴직자들은 대거 실업자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 사실상 잠재적 실업 상태에 놓여있는 셈이다.

고용률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전년 대비 20대(-3.0% 포인트)와 50대(-1.2% 포인트), 40대(-0.7% 포인트), 30대(-0.1% 포인트) 등의 순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40대 고용률은 전년 대비 2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15세 이상 고용률(59.5%)은 0.9% 포인트 내리며 3월 기준으로 2013년(58.7%) 이후 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만 60대 이상 고용률은 0.8% 포인트 올랐다.

한편 3월 실업자는 118만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1만70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업률도 4.2%로 1년 전보다 0.1% 포인트 내렸다. 그러나 실업 감소는 취업 활동을 하지 않고 그냥 쉬는 ‘비경제활동인구’ 숫자가 1692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51만6000명 늘어난 탓이다. 실업 통계는 경제활동인구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비경제활동인구는 제외된다. 3월 비경제활동인구 증가폭은 2009년 5월(58만7000명) 이후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