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총선 인천 연수을에 출마한 민경욱 미래통합당 후보가 끝내 고배를 마셨다. 당이 야간 긴급회의까지 열면서 공천을 줬지만 끝내 낙선한 것이다. 그의 패배에는 지속적으로 불거진 ‘막말 논란’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크다.
민 후보는 15일 치러진 총선에서 득표율 39.49%를 기록해 41.78%를 얻은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패했다. 두 후보의 표 차이는 2893표(2.29%포인트)였다. 민 후보는 “최선을 다했으나 역부족이었다”며 “유권자는 언제나 현명하다. 그 뜻을 헤아리지 못한다면 그건 우리의 오만일 뿐”이라고 말했다.
민 후보가 총선 후보로 나서는 과정에는 여러차례 고비가 있었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컷오프를 당했으나 황교안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되살려냈다. 이후 당내 경선에서 승리했으나 후보자 등록 직전 또 한번 벽에 부딪혔다. 인천시선거관리위원회의 ‘허위 사실 공표’ 결정이 나왔다.
통합당 공관위는 최초 공천자였던 민현주 후보로 재공천할 것을 당 최고위에 요구했다. 그러나 지도부는 야간 회의를 연 끝에 이를 기각시키고 민 후보의 공천을 거듭 주장했다. 공천과정에서만 두번 기사회생한 셈이다.
민 후보를 ‘인천 보수텃밭’ 마저 외면한 데는 그의 막말 파문이 큰 영향을 미쳤다. 각종 재난 상황에서 마저 숱한 막말을 쏟아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지난해 6월 헝가리 다뉴브강에서 발생한 유람선 참사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신속 대응팀을 급파하자 민 후보는 “일반인들이 차가운 강물 속에 빠졌을 때 골든타임은 기껏해야 3분”이라고 말했다.
또 같은 해 11월 모친상을 당한 문 대통령을 향해 “노년의 어머니를 출세한 아들이 함께는 아니더라도 근처에 모시고 살 수 있지 않았을까? 법적으로 문제가 있었을까?”라고 해 논란을 빚었다. 지난 2월에는 SNS에 “이 씨XX 잡것들아”로 시작하는 3447자의 욕설 가득한 시를 인용해 현 정권과 진보진영을 비난하기도 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