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석균 낙선 인사 “문희상, ‘문석균의 아버지’로 부를 날 만들겠다”

입력 2020-04-16 18:00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경기도 의정부갑 무소속 후보로 출마해 낙선한 문석균 후보가 그동안 선거에 나서면서 느낀 소회를 16일 밝혔다.

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인 문 후보는 그동안 더불어민주당 의정부갑 상임부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지역 출마를 준비했지만, 지역구 세습 논란이 커지면서 부담을 느끼고 총선 출마를 포기했다.

의정부갑 지역에서 경선이 아닌 민주당 5번째 영입인재인 오영환 전 소방관이 전략공천되자 반발하며 민주당을 탈당,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지만 무소속의 한계를 느끼며 8844표(8.5%)의 성적을 거두고 낙선했다.

- ‘국회의장의 아들’로 선거를 치룬다는 것은?

이른바 ‘부자세습의 덫’은 질기고 무겁고 거칠었습니다. 나에게 이번 선거는 ‘넘을 수 없는 벽’을 넘으려고 발버둥 치다 쓰러진 사람의 모습이랄까요? ‘국회의원 후보 문석균’은 온데간데없고, ‘국회의장의 철부지 아들’만 이리저리 불려 다니며 난타당한 그런 모양의 선거였습니다.

- 가장 힘들었던 것을 꼽으라면?

함께 더불어민주당을 했던 동지들이 당직을 내던지고 나를 지켜주시던 모습은 실로 눈물겨웠습니다. 당직을 가지신 분이 대략 415분 정도 되는데, 그중 단 3분만 당에 남고 무려 412분이 함께 했습니다. 정당인이라면 누구나 정치적 이해관계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흔쾌히 저를 도우시는 분들을 볼 때가 제일 힘들었습니다. 덧붙인다면, 무소속의 한계는 뚜렷했습니다. 터무니없는 여론조사 지표라든가, 거대양당의 엄청난 지원 사격 등등 실로 감당하기 힘들었습니다.

- 앞으로 계획은?

이번 선거에서 두 가지 큰 의미를 찾았습니다. 이번 선거를 통해서 나도 모르게 내가 강해졌다는 사실입니다. 나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확인했고요. 나아가 내가 꼭 해야 한다는 의지는 더욱 커졌지 않나 생각합니다. 또 하나는 비로소 제이름 ‘문석균’을 찾는 계기가 만들어졌다고 봅니다. 이제 지긋지긋한 ‘부자세습’의 굴레는 훌러덩 벗겨주시지 않을까 기대하는 겁니다. 지금까지는 저 ‘문석균’은 ‘문희상의 아들’로 불렸지만, 앞으로는 정치권도 언론도 아버지를 말할 때 ‘문석균의 아버지’로 바꿔 부르는 그런 날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 끝으로 한마디?

세상에 넘지 못할 벽은 없습니다. 가로막아선 벽이 제아무리 높고 험난할지라도 ‘벽을 뚫어 문’으로 만들 각오로 살겠습니다. 선거기간에 ‘의정부 4대 100년 손(孫)’을 말했습니다. 이 말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고 느낄 때까지 ‘문석균의 의정부사랑’은 줄곧 이어갈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의정부=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