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성공적” 학교 현장 “수업 차질”… 2차 온라인 개학 ‘온도차’

입력 2020-04-16 17:56

‘2차 온라인 개학’이 진행된 9일에도 원격 수업 시스템이 곳곳에서 말썽을 부려 수업 차질이 빚어졌다. 정부와 원격 수업 시스템을 제공하는 기관들은 “서비스가 대체로 원활했다”는 입장이어서 학교 현장과 온도차를 보였다.

2차 온라인 개학 첫날 출석율은 대부분 지역에서 99%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부터 온라인으로 정규 수업을 소화하는 인원은 중·고교 1~2학년과 초등학교 4~6학년을 합쳐 312만명이다(2019년 교육통계 기준 추정치).

교육부에 따르면 EBS가 제공하는 학습관리시스템(LMS)인 EBS 온라인클래스는 이날 오전 9시52분부터 오전 10시37분까지 동영상 재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교사들이 직접 제작해 지난 15일 오후 6시 이후 업로드한 동영상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케리스)의 e학습터는 서울과 대구 등에서 오전 9시부터 로그인이 원활하지 않았다. 케리스는 이런 현상이 30분동안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케리스가 제공하는 ‘위두랑’(과제 확인 및 제출용 온라인 커뮤니티)은 메인 페이지가 과부하로 접속 오류가 발생했다. 케리스는 “메인 페이지 개선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와 EBS, 케리스는 “일부에서 간헐적으로 발생한 문제들로 전반적으로 서비스는 원활했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원격 수업 현장에서는 로그인, 업로드, 동영상 재생, 진도율 파악 오류 등 다양한 문제가 수시로 발생했다. 서비스가 원활해도 학생들이 집중하기 어려운데 서비스 불안까지 겹치면서 실질적인 수업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400만명이 들어온 첫날이다. 완전히 먹통이 돼 전혀 시스템이 움직이지 않은 상황이 없어 다행이고 저희로서는 성공적이라고 본다”면서 “계속 고치고 수정하는 안정화 기간을 거쳐야 무리 없이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교육부는 곳곳에서 예상하지 못하는 문제점들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시기에 대해 정확히 말하지는 못했다.

더 큰 우려는 17일 이후다. 20일부터는 초등학교 1~3학년이 원격 수업에 합류하게 된다. 이날 EBS 온라인클래스는 최고 접속자수가 67만5000명(오전 9시2분), e학습터는 66만4000명(오전 9시) 수준으로 집계됐다. 4·15총선 투표장으로 활용된 초·중·고 6394곳은 이날 오후 1시부터 원격 수업을 시작해 오전에 이용자가 집중되지 않은 수치다. 원격 학습 시스템은 주로 오전에 접속 장애가 집중돼 왔다. 따라서 교육부 등은 17일 오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교육부는 장기적인 접속 오류가 발생했을 경우 교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과제 등 대체학습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이행하면 출석 처리를 하도록 안내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