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남는 김희진…뜨거웠던 여자부 FA 시장 마무리 단계

입력 2020-04-16 17:35 수정 2020-04-16 19:18
공격하는 김희진. 한국배구연맹 제공

자유계약(FA) 시장 대어 중 하나였던 국가대표 라이트 김희진(29·IBK기업은행)이 팀에 남는다. 대다수 구단이 ‘집토끼’를 단속하며 역대급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FA 시장은 선수들의 거취가 어느 정도 정해진 모양새다. 남자부도 OK저축은행의 진상헌(34) 영입으로 선수 이동이 개시됐다.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16일 “옵션 포함 연봉 5억원에 김희진과 3년 재계약했다”고 밝혔다. 기존 연봉이 3억원 수준이었던 김희진은 2억원 상향된 연봉을 받게 됐다.

김희진은 큰 키(185㎝)에 민첩한 움직임을 겸비한 IBK기업은행 중심 선수다. 201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창단멤버로 지명돼 10년 째 팀을 이끌었다. 국가대표팀에서도 라이트 포지션의 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 1월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대륙 예선에선 오른쪽 종아리 부상을 안고도 태국과의 결승전에서 9득점(블로킹 1개·서브 2개)을 성공시키는 ‘투혼’으로 올림픽 진출에 기여했다.

악화된 부상 탓에 2019-20 시즌 18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하며 팀의 부진(5위)을 막진 못했지만, 시간차공격 10위(성공률 39.29%)를 기록하는 등 라이트와 센터 포지션을 오가며 활력을 불어넣었다.

IBK기업은행은 김희진 외에도 내부 FA로 센터 김수지(33)를 잡고 외부 FA로 흥국생명에서 세터 조송화(28)를 영입했다. 조송화는 이다영의 흥국생명 이적으로 주전 자리가 위태로운 상황에서 결국 IBK기업은행과 3년 계약을 선택했다.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세터를 새롭게 보강하고 김희진·김수지의 재계약에 성공해 선수들 간 공격력을 한층 더 높일 수 있게 됐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현대건설도 이날 레프트 황민경(30) 리베로 김연견(27)을 잡으며 내부를 단속했다. 현대건설은 이다영을 놓쳤지만 다른 두 FA를 잡으면서 그나마 전력 유출을 최소화했다. KGC인삼공사도 한송이·염혜선 등 집토끼를 대부분 잡은 걸로 알려져 FA 시장도 거의 마무리 단계다. 남은 FA 선수는 문명화(25·GS칼텍스), 정대영(39) 이효희(40·이상 한국도로공사) 정도다.

OK저축은행 유니폼을 입은 진상헌. OK저축은행 제공

잠잠했던 남자부에선 OK저축은행이 대한항공의 베테랑 센터 진상헌을 연봉 2억5000만원의 3년 계약으로 낚아채며 구단 간 선수 이동이 개시됐다. 진상헌은 198㎝의 큰 신장을 바탕으로 한 높은 블로킹과 빠른 속공에 강점이 있는 센터다. 2019-20 V-리그 31경기에 출전해 속공 3위(62.09%) 블로킹 9위(0.385개)를 기록해 OK저축은행의 중앙에 큰 힘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반면 진상헌의 이적과 김규민의 군 입대로 센터진에 공백이 생긴 대한항공은 진성태(27)와 함께 진지위(27)의 경기 투입을 늘려 선수 유출에 대비한단 계획이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