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을에서 대권선언까지 하며 지지를 호소했던 김부겸 의원은 16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안타까운 패배를 인정했다. 그는 “범보수가 다 죽게 생겼다 그러면서 누군가 불을 붙여버리니 인화가 되버리는 것”이라며 “정치하는 사람들이 그걸 알고 댕기니 알아도 막을 방법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구 시민들에게 “날 여기까지 지탱시켜줬는데, 늘 감사하다”고 말했다.
부산 진갑에서 서병수 미래통합당 후보와 맞붙었던 김영춘 의원은 “민주당 대승이 예상 때문에 지역에서 보수 궐기 같은 투표를 한 것”이라며 “그것도 고향 민심이라 생각하고 받아들인다. 그 분들의 불만을 해소할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김현권 의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 경북 구미을에 출마했다. 그는 35.6% 지지율을 받으며 경북지역 민주당 후보자 중 최다 득표율을 기록했지만 통합당 김영식 후보에게 패했다. 김 의원은 “구미에서 원없이 일했고 잘 싸웠다고 생각한다”며 “선거 막판 바람에 확 가버렸는데 태풍이 불 때 나무 홀로 버틸 수 없는 이치가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정계에 복귀한 인사들도 있다. 강원 원주갑에서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당선인은 지난해 12월 복권 이후 총선에 도전, 화려한 복귀를 하게 됐다. 노무현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맡았던 그는 한때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함께 ‘좌희정 우광재’로 불리기도 했다. 17, 18대 의원을 지냈던 그는 2010년 강원도지사 선거에서도 당선됐지만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10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돼 야인으로 지냈다.
민주당 김민석 당선인은 18년 만에 여의도에 복귀한 케이스다. 서울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1990년대 386세대의 선두주자로 꼽히던 그는 15,16대 의원을 지냈다. 의원직 사퇴 후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한 뒤 정치 행보가 꼬였다. 2002년 대선 때는 정몽준 전 의원 쪽으로 옮겨 노 전 대통령과의 후보 단일화를 주도했으나 실패해 타격을 입었다. 그러다 민주당 대표 특보, 민주연구원장을 거쳐 중앙 정치무대에 다시 안착했고 당내 경선에서 영등포을 현역 의원인 신경민 의원을 꺾고 출마해 당선됐다.
미래통합당 권영세 당선인도 8년 만에 다시 국회에 입성했다. 서울 영등포을에서 3선을 지냈던 그는 19대 국회에서 신 의원에게 패했다. 박근혜정부에서 주중대사를 지낸 뒤 치른 20대 총선에서도 신 의원에게 졌다. 지역구를 용산으로 옮긴 21대 총선에서는 접전 끝에 당선됐다.
화제가 된 인사도 있다. 특히 형제가 21대 국회에서 나란히 금배지를 달게 된 사례도 있다. 서병수 당선인과 통합당 서범수(울산 울주) 당선인은 형제다. 가족 간에 지역구를 물려받는 등의 사례는 많아도 ‘동시 당선’ 사례는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문정복(경기 시흥갑) 당선인은 2007년 백원우 의원의 4급 보좌관으로 정계에 본격 입문할 당시 고졸의 학력이 화제가 됐다. 그는 최근 성결대를 졸업하면서 고졸 출신 정치인의 타이틀을 뗐다. 현재는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