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 협업으로 코로나 극복?… 칸 영화제의 고민

입력 2020-04-16 16:27
주최 측 제공


티에리 프레모 칸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미뤄진 영화제의 가을 개최와 베네치아 영화제와의 협업 가능성을 시사했다.

프레모 위원장은 15일(현지시간)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와 인터뷰에서 “확실한 것은 칸 영화제가 이번 여름에는 열리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을에 개최돼 극장 등 영화 산업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올해 칸 영화제는 다음 달 12~23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프랑스 정부가 지난달 17일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전국적인 이동제한령을 내리면서 6월 말 또는 7월 초를 가늠하던 중이었다. 그런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최근 대국민 담화에서 이동제한령을 다음 달 11일까지 연장하고, 대규모 축제를 최소 7월 중순까지 열 수 없다고 못 박으면서 칸 영화제는 정상 개최가 어려워졌다.

프레모 위원장은 “프랑스의 봉쇄령은 다음 달 11일 끝이 나는데, 상황을 봐야 한다. 만약 아직도 유럽과 미국에 코로나19가 창궐하면 각국 정부가 큰 행사의 개최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유럽은 7월 중순까지는 아무 행사도 없을 것이며, 이는 9월은 돼야 행사가 열릴 수 있을 것이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칸 영화제가 가을에 열린다는 전제하에 매년 9월에 열리는 베네치아 영화제와의 협업 가능성도 제기됐다. 프레모 위원장은 “매년 알베르토 바르베라 베네치아 영화제 집행위원장과 많은 대화를 나누는데, 코로나19로 인한 위기가 나타날 때부터 칸 영화제가 취소될 시를 대비한 협업 가능성을 논의했다. 지금도 진행 중”이라며 “로카르노, 산 세바스티안, 도빌 영화제 등과도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얘기되는 영화제의 온라인 개최에 대해서는 전과 마찬가지로 가능성을 일축했다. 프레모 위원장은 “칸 영화제가 무엇인지를 생각한다면 온라인 영화제는 있을 수 없다. 기간이 짧아지거나 섹션 수가 줄어들지도 않을 것”이라며 “영화제가 열린다면 모든 자원을 활용해 완전하게 열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칸 영화제 조직위원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올해 영화제가 본래 형태로 개최되기가 어렵다”면서 “올해 영화제는 어떤 방식으로든 현실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