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방송은 KBS, 유튜브는 김어준… MBC는 ‘여혐’ 비난

입력 2020-04-16 15:17 수정 2020-04-16 15:58
출구조사를 발표하는 KBS 방송화면. KBS가 방송가에서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화면캡처

제21대 국회의원선거만큼이나 개표방송도 각양각색이었다. 시청률에서는 화려함보다 내실을 다지겠다던 KBS가 승기를 잡았다. 종합편성채널은 TV조선이 JTBC를 앞질렀고, 유튜브에서는 TBS ‘김어준의 개표공장’이 독보적 화제를 모았다. 반면 MBC는 ‘여혐 논란’에 휩싸이며 사과문을 냈다.

닐슨코리아는 15일 진행된 21대 총선 개표방송인 KBS 1TV ‘내 삶을 바꾸는 선택 2020 ’ 2부는 전국 시청률 11.7%를 기록했다고 16일 밝혔다. 방송3사(KBS·MBC·SBS)를 통틀어 가장 높은 수치다. 전날 오후 4시에 1부를 시작해 총 5부까지 진행된 이 방송은 최고 11.7%, 최저 3.4%를 기록하면서 모든 시간대에서 선두를 지켰다. 특히 ‘9시뉴스’는 최고 시청률 15.2%를 기록했다. ATAM에 따르면 출구조사를 공개하던 순간에도 KBS 시청률이 가장 높았다.

MBC 개표방송은 ‘선거로운 생활 V로그’로 시작했다. 0.8%대였던 시청률은 ‘선택2020’ 1부가 시작되면서 5%대로 올랐고 ‘뉴스데스크’ 방송 당시 6.3%까지 상승했다가 이후 2%대로 하락했다. SBS는 1.7%대로 시작해 최고 7.1%를 기록했다. 종편 중 최고 시청률은 TV조선에서 나왔다. 최고 3.9% 최저 2.1%를 기록했다. JTBC는 1%대로 시작해 최고 2.4%를 찍었다.

방송3사 출구조사는 체면치레를 했다. 출구조사에 반영되지 않는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를 기록하면서 적중률에 우려가 많았으나 예측대로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 포함)이 과반을 확보했다. 출구조사는 유독 총선에서 낮은 적중률을 보였다. 20대 총선 때는 새누리당이 우세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실제로는 새누리당 122석, 민주당 123석이었다. 19대에서는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비슷한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봤지만 실제로는 새누리당 152석, 민주통합당 127석이었다.

김어준씨가 진행한 TBS ‘김어준의 개표공장’과 ‘TBS 개표 댓글공장’은 누적 조회수 237만뷰, 최대 동시접속자 수는 15만8417명을 기록했다. TBS 제공

유튜브에서는 TBS가 웃었다. 방송3사를 모두 재꼈다. 김어준씨가 진행한 ‘김어준의 개표공장’과 ‘TBS 개표 댓글공장’은 누적 조회수 237만뷰, 최대 동시접속자 수는 15만8417명을 기록했다. TBS는 ‘시민과 함께하는 겸손한 B급 아날로그 방송’으로 콘셉트를 정하고 차별화를 시도했다. 화려한 그래픽은 없지만 80년대 풍 괘도, 화이트보드 상황판 등을 활용해 신선함을 줬다. ‘TBS 시민의방송’의 구독자 수는 하루만에 1만여명이 늘었다.

서울 동작을에서 맞붙은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나경원 미래통합당 후보가 경합을 벌이는 장면에서 MBC는 ‘언니, 저 마음에 안 들죠?’ 라는 표현을 써 '여성혐오' 논란을 야기했다. 방송화면 캡처

잡음도 있었다. MBC는 개표방송 도중 여성 혐오 표현을 썼다는 이유로 사과했다. 서울 동작을에서 맞붙은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나경원 미래통합당 후보가 경합을 벌이는 장면에서 MBC는 ‘언니, 저 마음에 안 들죠?’라는 멘트를 삽입했다. 이 발언은 2015년 여성 연예인 두 명이 싸우던 중 나온 말로, 주로 여성 간 무의미한 다툼을 희화화하는 표현으로 사용돼 왔다. 항의가 계속되자 이날 오전 0시 “세심하게 살피지 못해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