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 사태’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청와대 행정관 출신 김모 금융감독원 팀장이 16일 검찰에 체포됐다. 김 팀장은 라임 사태 핵심 배후로 꼽히는 김봉현(46)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하고, 금감원의 라임 사태 관련 검사(조사) 상황을 유출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조상원)는 이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공무상비밀누설 혐의 등으로 김 팀장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김 팀장은 김 전 회장의 스타모빌리티로부터 법인카드를 받아쓰는 등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지난해 7월에는 김 팀장의 동생이 스타모빌리티 사외이사로 선임된 것과 관련해 김 팀장을 상대로 대가성 여부를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팀장은 청와대 행정관으로 근무하던 지난해 8월 무렵부터 금감원의 라임 사태 현장검사가 진행되자 여러 차례 실무부서에 전화를 걸어 진행 상황을 캐묻기도 했다(국민일보 3월 16일자 1·14면 참조). 검찰은 김 팀장이 이런 방식으로 직위를 이용해 금감원 검사상황을 확인한 뒤 김 전 회장을 비롯한 라임 환매사태 핵심 관계자들에게 유출했는지 여부도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김 팀장은 지난달 26일 보직해임돼 금감원 총무부 수석조사역으로 발령난 상태다.
김 팀장은 그동안 라임 관계자들 사이에서 환매중단 사태를 무마할 핵심인물로 거론됐었다. 장모 전 대신증권 반포WM센터장이 피해자와 나눈 대화 녹취록에서 장 전 행정관은 김 팀장을 ‘핵심 키(key)’로 표현하며 “사실 라임은 이 분이 다 막았다”고 피해자를 안심시키는 대목이 나온다. 뿐만 아니라 “(라임 사태 관련) 우리은행 내부 문건이 여기에 들어가는 거였다. 제가 그걸 입수해서 보내고 한 것”이라며 김 팀장이 금감원의 검사진행 상황을 라임 관계자들과 공유하고 있다는 점을 암시하는 장면도 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