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 성착취 사진·영상을 제작·유포한 텔레그램 ‘박사방’과 ‘n번방’ 등 디지털 성범죄 수사가 장기화할 전망이다.
경찰청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본부는 1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소지자 등을 검거하는 데 굉장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수사가 오래 걸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성착취물) 소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닉네임을 바탕으로 실명을 찾아내고 이후 개별 혐의를 확인해 압수수색이나 디지털포렌식 등을 거쳐야 한다”며 “계좌를 확인하는 것까지 1만5000명 한 명 한 명에 대해서 주요 운영자를 대상으로 한 수사과정을 다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현재 박사방 회원 약 1만5000개의 닉네임을 확보한 가운데 지난 13일 기준 약 30명의 신원을 특정해 아동음란물 소지죄로 입건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신원을 특정하고 송금 등 여부를 확인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의 경찰의 판단이다.
경찰에 따르면 현재 16일까지 디지털 성범죄 관련 검거 현황은 368건으로 총 309명이다. 검거자 수는 일주일 전인 지난 9일(221명)에 비해 88명 늘었다.
연령대별로 나누면 10대 94명, 20대 130명, 30대 68명, 40대 11명, 50대 이상 6명이다. 이 중 43명이 구속된 상태다.
n번방, 박사방 등 텔레그램을 통한 성착취물 제작·유포와 관련해서는 146명이 붙잡혔다. 운영자 9명, 유포자 14명, 소지자 123명이다.
앞서 n번방의 창시자로 알려진 닉네임 ‘갓갓’과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과 공범인 ‘사마귀’ 등에 대한 수사도 장기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갓갓의 IP가 특정됐다는 보도도 나왔는데 그게 맞는지 확인하는 작업 중”이라며 “오랫동안 수사를 해 왔고 지금도 열심히 하고 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꼭 검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유승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