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계 아이돌 꿈꾼다… ‘미스터트롯’ 김중연 성장기[인터뷰]

입력 2020-04-16 14:49 수정 2020-04-16 16:23
'미스터트롯'의 숨은 주역 김중연(27)을 지난 13일 국민일보 사옥에서 만났다. 그는 ‘김중연표 트로트’를 보여주겠다고 호기롭게 말했다. 최민석 기자

자신만의 스타일을 개척해 트로트 대중화에 앞장서겠다는 당찬 신인이 있다. 가요계에 데뷔한 지 벌써 5년. 하지만 트로트 앨범은 이번이 처음이니 신인으로 불리길 원했다. 초심으로 돌아가 발로 뛸 준비가 된 가수 김중연(27)을 지난 13일 국민일보 사옥에서 만났다. TV조선 ‘미스터트롯’의 숨은 수혜자로 불리는 그는 ‘김중연표 트로트’를 보여주겠다고 호기롭게 말했다.

20대 김중연에게 트로트는 낯선 장르였다. 어릴 적부터 아이돌을 꿈꿨고, 2015년 그룹 ‘에이식스피’로 데뷔까지 한 그였다. 2년 간 활동했지만 알아봐주는 사람은 없었다. 김중연은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했지만 실패했다”며 “노력과 실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기분이 들었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더 미룰 수 없어 일단 입대했고, 차분히 꿈을 되새겼다.

다시 생각해도 가수였다. 제대 후 지난해 1월 지금의 소속사로 이적했고 일본을 주 무대로 삼는 4인조 아이돌 그룹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어느 날, 소속사 사장님이 느닷없이 “트로트 아는 곡이 있느냐”고 물어왔다. 아는 곡이라고는 국민 트로트 ‘남행열차’ 뿐이었다. 그게 ‘미스터트롯’의 시작될 줄은 몰랐다. 김중연은 “유일하게 아는 곡을 불러 사장님에게 보냈는데 그게 지원 영상이 됐다”며 “트로트가 뭔지도 몰랐지만 무엇보다 방송이 하고 싶었다. 너무 간절하던 시기였다”고 말했다.

'미스터트롯'의 숨은 주역 김중연(27)을 지난 13일 국민일보 사옥에서 만났다. 그는 ‘김중연표 트로트’를 보여주겠다고 호기롭게 말했다. 최민석 기자

걱정도 많았다. 괜히 망신만 당하는 것은 아닌가 싶었지만 물불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틈나는 대로 연습한 결과 심사위원 올하트를 얻어냈다. 그는 “장윤정 선배님이 3라운드 때 해준 말을 듣고 응어리가 풀렸다”며 “아이돌 딱지떼고 ‘나 트로트가수예요’라고 해도 될 정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흥분하지 않으려고 애썼다”고 말했다.

경연을 거듭하다 보니 적성에 맞았다. 트로트가 이렇게 재미있고 멋진 장르인지 예전에는 몰랐다. 욕심이 생기니 어려워졌다. 손동작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창법은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어디서 어떻게 꺾어야 하는지, 표정은 어떻게 지어야하는지.

‘내 맘대로’ 부르기로 했다. 김중연은 ‘미스터트롯’ 결승에 올랐던 장민호가 해준 말을 기억하고 있다. ‘트로트 신사단’ 무대 전 장민호는 이렇게 말했다. “중연아, 꼭 정통 트로트 창법으로 부르지 않아도 돼. 그건 내가 할게. 너는 네 스타일 잘 살려서 그렇게 밀고 나가면 돼”.

김중연은 “트로트를 배운 적은 없지만 정답은 없는 것 같다”며 “어떻게 풀어나가면 좋을지 계속 고민하고 있다. 나만의 색으로 어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로트는 짜인 동선이 없어 내 매력을 최대로 표현할 수 있다”며 “자유롭고 편하게 김중연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장르”라고 했다.

지난달 발매한 첫 트로트 앨범은 트로트에 흠뻑 빠진 김중연이 먼저 소속사에 제안해 얻은 결과다. 타이틀곡 ‘수호천사’를 비롯해 ‘사랑의 수갑’ ‘눈에 띄네’ 등 총 3곡이 수록됐다. 그는 트로트 대중화의 중간 다리 역할을 톡톡히 해낼 계획이다. ‘트로트계의 아이돌’로 어르신에게는 아들처럼 친근하게, 젊은 층에게는 화려한 퍼포먼스로 다가고 싶다고 했다.

“제 에너지를 관객 모두에게 전달할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제 노래를 듣고, 제 공연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가수요. 지금 전 세계가 힘든 시기잖아요. 이럴 때 일수록 더 밝은, 더 힘찬 음악으로 보답하겠습니다.”




박민지 기자 영상=최민석 기자 pmj@kmib.co.kr